'배달의 지자체'들…공공배달앱 수수료 저렴하지만 효과는?

중앙일보

입력 2021.02.09 17:00

경기도 화성시내 한 음식점에서 점주가 경기도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으로 주문된 음식을 전달하고 있다. 배달특급은 올해 하반기까지 27개 시·군으로 사업 대상지를 확대한다. 뉴스1

경기도 화성시내 한 음식점에서 점주가 경기도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으로 주문된 음식을 전달하고 있다. 배달특급은 올해 하반기까지 27개 시·군으로 사업 대상지를 확대한다. 뉴스1

경기도 화성 동탄 2신도시에서 활어회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동욱(33)씨에게 2020년은 끔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손님이 뚝 끊겼다. 견디다 못한 그는 지난해 8~9월 민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체 2곳과 계약을 맺고 배달을 시작했다. 바닥을 치던 매출은 예전의 50%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이번엔 최대 16%에 이르는 중개 수수료가 문제였다.

비싼 중개 수수료로 고민하던 김씨는 지난해 말 경기도가 만든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가맹점으로 등록했다. 앱 출시 기념 할인 행사로 배달 요청도 대폭 늘고 중개 수수료도 1%라 매출이 늘었다. 김씨는 "배달특급은 직접 만나지 않고도 지역화폐로 결제할 수 있다 보니 경기도가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이달 초부터는 배달 주문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가맹점·소비자 호응…지자체마다 공공배달앱 붐

지자체들이 만든 공공배달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민간배달앱보다 저렴한 0~2%대 중개수수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맹점과 가입 회원이 늘고 있다.

지자체가 내놓은 공공배달앱은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경기도 '배달특급', 충북도 '먹깨비', 강원도 '일단시켜', 전북 군산시 '배달의 명수', 인천 서구 '배달서구', 부산 남구 '어디GO' 등이다. 세종특별자치시와 광주광역시 등 광역·기초단체들도 속속 공공배달앱을 내놓거나 개발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 16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로배달 유니온'. 서울시 제로페이를 활용해 낮은 중개수수료를 제공,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고자 민관협력방식으로 추진하는 주문배달 서비스다. 뉴스1

서울시가 지난해 9월 16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로배달 유니온'. 서울시 제로페이를 활용해 낮은 중개수수료를 제공,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고자 민관협력방식으로 추진하는 주문배달 서비스다. 뉴스1

경기도의 '배달특급'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화성·오산·파주 3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에 돌입했는데 2개월 만에 가맹점 9500개, 앱 가입자 수 14만3000명이 됐다. 누적 총 거래액은 60억원을 돌파했다. 김창석 화성시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중개 수수료 부담이 줄었다는 상인이 많다. 이런 효과로 가맹점 수도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배달특급을 운영하는 경기도주식회사는 올해 말까지 도내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 16일 서비스를 시작한 '제로배달 유니온'은 '맛있는 소리 띵동', '먹깨비' 등 기존의 민간배달앱을 모아놓은 형태다. 출시 5개월 만에 8개 회사가 서비스에 들어갔고 앞으로도 9개 회사가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처음 출시된 전북 군산시의 '배달의 명수'는 매출액이 60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시범 운영을 시작한 강원도의 '일단시켜'도 올해 말까지 15개 시군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0~2% 저렴한 중개수수료…고정 소비자 잡기 등은 고민

공공배달앱은 배달앱 시장을 독과점하는 민간배달앱의 높은 중개수수료율(최대 16%)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지자체의 예산을 활용해 0~2%대의 수수료율을 유지할 수 있다. 지역화폐를 곧바로 사용할 수 있고 관련 할인 등도 적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배달의 민족, 배민 라이더스뉴스1

배달의 민족, 배민 라이더스뉴스1

'요기요' 매장 앞 배달 오토바이. 연합뉴스

'요기요' 매장 앞 배달 오토바이. 연합뉴스

민간배달앱 보다는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오산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이모(37)씨는 "민간배달앱은 주문이 들어오면 '대기' 시간이 있어서 조리하고 포장한 다음에 배달기사를 부를 수 있는데 '배달특급'은 이런 대기 과정이 없다"고 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47)씨는 "할인행사 등이 진행될 때는 공공배달앱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평소엔 민간배달앱 주문이 더 많다"며 "민간배달앱과 공공배달앱을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진정으로 수수료를 낮추려면 손님들이 계속 공공배달앱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지역이 확대될수록 투입 예산이 늘고 고령층 등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에겐 혜택이 가지 않는 정책이라는 지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문제 된 부분을 검토해 소상공인과 고객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모란·김현예·박진호 기자 mor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