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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백스 "아스트라 백신, 과소평가 이르다"…남아공 '단계 접종' 선회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를 위한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가 현재로써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거부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 논란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코백스를 주도하는 백신 전문가들은 세계보건기구(WHO)와의 회의에서 이같은 입장을 내놨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세스 버클리 대표는 백신의 효능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단 한 번의 연구 결과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배포를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리처드 해쳇 대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생명을 살리는 도구로 여전히 중요하다"면서 "이 백신을 과소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이끄는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 대표는 8일(현지시간) WHO와의 회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배포를 중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백스 퍼실리티를 이끄는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 대표는 8일(현지시간) WHO와의 회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배포를 중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버클리 대표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가 진행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의 1·2차 접종 간격은 4주에 불과했다"면서 "가장 강력한 면역 반응을 구축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백신의 1·2차 접종 기간을 늘리면 효과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증거도 제시됐다고 강조했다. WHO 면역 담당자인 케이트 오브라이언도 "두 차례 접종 간격이 길수록 효능은 더 높아졌다는 사실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며 버클리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코백스와 WHO의 논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 문제를 놓고 각국의 대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진행됐다.

최근 스위스는 이 백신의 사용 승인을 보류했고,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스웨덴·노르웨이는 65세 이상 고령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고령층에 대한 효과를 입증할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즈웰리 음키제 남아공 보건부 장관이 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보류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영상 캡처]

즈웰리 음키제 남아공 보건부 장관이 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보류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영상 캡처]

여기에 남아공에서 확산한 변이 바이러스에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오면서 혼선은 가중됐다. 남아공은 이 연구결과를 반영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접종 보류에 논란이 일자 남아공 당국은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효과를 측정하는 '단계적' 접종을 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전 국민 접종은 보류하되 우선 10만명을 대상으로 중증환자와 사망 예방 효과를 평가해보겠다는 것이다.

살림 압둘 카림 남아공 코로나19 자문위원장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가 심각한 질병을 예방하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고 계획을 변경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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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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