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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자체 개발 OS '훙멍', 알고 보니 빼앗은 이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china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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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멍(鴻蒙,Harmony),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운영체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사용했던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자체 OS를 개발했다. 훙멍OS는 안드로이드와 달리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IOT 시대를 위해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지난해 12월  개발자들을 상대로 스마트폰용 훙멍 베타 버전을 배포하였으며 올해부턴 스마트폰 'p50'을 시작으로 TV, 웨어러블 기기, 컴퓨터 등 최대 4억 개의 제품에 훙멍OS를 탑재할 전망이다.

ⓒ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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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훙멍이 상표권 분쟁에 휘말렸다.  

중국 정저우에 위치한 "훙멍교육"과 이름이 같아서다. 훙멍교육(鸿蒙教育)은 정저우에 위치한 아동 전문 교육 기관이다. 현재 정저우에 25개의 캠퍼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만 명 이상의 학생을 교육하고 있다.

ⓒ바이두바이커

ⓒ바이두바이커

훙멍교육은 2011년 훙멍(鸿蒙)상표를 정식 등록했다. 2011년 9월 28일 상표가 검토 및 승인되었으며 상표권 인정 기간은 10년으로 '훙멍'은 올해 9월 28일까지 오롯이 훙멍교육의 독자적인 재산권이다.

그러나 화웨이 훙멍은 2018년 9월에 상표등록이 신청됐고, 2019년 5월에 정식 등록됐다. 상표권 인정 기간은 2029년 5월 13일까지다.

훙멍교육 대표 징순요(井?友).ⓒHenan Business Daily

훙멍교육 대표 징순요(井?友).ⓒHenan Business Daily

화웨이의 '훙멍' 상표가 인정된 2019년 5월, 훙멍교육에겐 "상표철회" 통지가 날아왔다. 훙멍교육 대표 징순요(井顺友)는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등록상표가 지정사용 상품의 통용 명칭으로 되었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연속하여 3년간 사용하지 않은 경우 어떤 단체 또는 개인은 상표국에 등록상표의 무효 신청을 할 수 있다.(중국 상표법 제49조) 특허청 심사를 거쳐 등록된 상표라 할지라도 3년간 사용하지 않는 경우 누구나 등록상표를 취소할 수 있는 제도다.

상표국이 상표등록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하면 해당 상표등록은 취소 결정을 한 날부터 소멸한다. (중국 상표법실시조례 제40조) 이러한 소멸의 효과는 당사자가 상표국의 결정에 불복하더라도 유지된다.

징대표가 제출한 증거자료 ⓒHenan Business Daily

징대표가 제출한 증거자료 ⓒHenan Business Daily

10년간 사용하던 상표가 빼앗길 위기에 몰리자 징대표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상표 사용 증거를 수집해 국가지적재산권 사무소에 제출했지만 관련 증거에 하자가 있다는 등의 사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변호사를 고용해 베이징 지적 재산권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되었다.

훙멍교육의 상표를 취소한 곳은 치베이 테크놀로지(契贝科技)다. 해당 기업은 2016년에 설립된 전자 정보 과학 기술 회사다. 주요 경영은 과학 기술이지만, 오히려 지적 재산권 사건과 관련이 많다.

2019년 3월 이후 21건의 지식재산권 관련 재판이 열렸으며 13건의 법적 소송을 걸었다. 최근에는 스피드 블랙, 연력 오렌지, 스피드 블루, 워터 비치 등 241개의 상표등록을 출원했는데, 이는 모두 화웨이 스마트폰의 색상이었다.

국가지적재산권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1682호 상표 공시에 따르면 치베이 테크놀로지가 등록했거나 신청 중인 '훙멍', '훙멍 OS' 등 총 11개의 상표를 화웨이기술유한공사에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화웨이 홍보팀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 사건을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치베이테크놀로지 기업 소개 ⓒ?企?

치베이테크놀로지 기업 소개 ⓒ?企?

한편 치베이 테크놀로지는 지난 1월 7일 '등록된 주소나 운영 장소를 통해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이저우(惠州)구 시장감독관리국의 '경영이상목록'에 등재됐다.

훙멍교육 대표 징순요(井顺友)는 현재 항소를 진행 중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훙멍'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김은수 에디터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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