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여의도 집 2채, 동생들 "돈 때문 아니다"…진실은

중앙일보

입력 2021.02.09 07:03

업데이트 2021.02.10 10:49

알츠하이머 간병의 '진실 게임'에 갇히게 된 윤정희(왼쪽), 백건우 부부. [사진 중앙포토]

알츠하이머 간병의 '진실 게임'에 갇히게 된 윤정희(왼쪽), 백건우 부부. [사진 중앙포토]

 “윤정희는 강제로 별거 당했다.”

복잡해진 '윤정희 청원'의 사실은

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의 5세 아래 동생인 손병우씨가 8일 중앙일보에 보낸 글의 일부다. 그는 윤정희의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소속사 빈체로가 7일 발표한 ‘윤정희 방치 국민청원에 대한 입장문’을 반박했다. 손병우씨는 “윤정희는 백건우와 함께 수십년 살던 집을 떠나 다른 집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다”며 “강제로 별거 당했다”고 주장했다.

윤정희는 손아래 형제자매 5인을 두고 있다. 그 중 손병우씨를 비롯한 손미현ㆍ병욱씨 3인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의 고등법원에서 윤정희 후견인 자격 취득에 실패했다. 이어 이달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를 구해주세요”라는 호소문을 올렸다. 백건우는 이달 7일 소속사 빈체로를 통해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가족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정희의 동생들은 이 반박문이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손병우의 반박문, 손미현ㆍ병욱의 중앙일보와 8일 전화 인터뷰, 백건우의 입장을 종합해 ‘윤정희 방치’ 사건의 쟁점을 정리했다.

혼자 방치됐나

윤정희의 동생 중 프랑스에 거주하는 손미현(6남매 중 막내)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한국과 달라 간병인이라는 게 없다. 24시간 붙어있는 사람이란 없고, 있다면 굉장히 비싸다”고 했다. 알츠하이머와 당뇨를 앓는 윤정희가 간병인 없이 혼자 지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손병우씨는 "지난해 여름 누나의 생일에 전화를 했지만 불통이었다"고 했다. 동생들이 최근에는 윤정희를 만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손병우씨는 중앙일보에 보낸 반박문에서 윤정희가 백건우와 살던 집이 아닌 딸의 옆집으로 옮겨간 데에 의혹을 제기했고 ‘강제 별거’라는 표현을 썼다. 또한 "한사코 아내를 피하고 있다"고 했고, 동생들은 "윤정희가 프랑스에 정착한 초기부터도 전화를 해보면 어둡고 불안한 모습이었다"고 주장했다. 손미현은 "2019년에 언니를 찾아갔지만 딸이 고리를 건 채 문도 열어주지 않고 언니를 만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 후에 딸이 후견인 신청을 한다는 것을 알았고 우리도 언니를 함께 돌보기 위해 후견인 신청을 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윤정희의 거처에 대해 백건우 측은 “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 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이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진희씨는 2019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내 옆 집에 엄마 집을 구했고, 마침 내 친구 중에 알츠하이머를 전문으로 한 간호 인력이 있어 도와주고 있다”고 한 바 있다.

그렇다면 왜 새로운 집을 구했을까. 백건우ㆍ윤정희 부부의 지인인 한 문화계 인사는 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백건우가 한 집에서 생활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며 “피아노 연습도 할 수 없었고, 정상적인 생활도 불가능했기 때문에 간병인이 윤정희를 돌볼 수 있는 새로운 거처가 필요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윤정희 세 동생의 후견인 자격 부여를 거부한 파리고등법원의 판결문은 “(윤정희는) 안전하고 친숙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매우 안락한 조건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또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윤정희의) 여동생 자택에서 거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프랑스 법원은 윤정희의 동생보다는 백건우와 백진희씨의 의견을 사실로 판단했다. 하지만 윤정희 6남매 중 다섯째인 손병욱씨는 8일 전화 통화에서 “시작부터 불공정한 재판이었다”고 주장했다. “어느 나라에나 자국민 보호라는 게 있다. 백진희는 프랑스 시민이다. 하지만 후견인 신청을 한 세 사람(동생들)은 외국 국적이다”라는 이유였다.

돈 때문인가

윤정희는 서울 여의도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여의도의 한 공인중개사는 “윤정희는 24평, 36평짜리 두 채를 각각 1999년, 89년 구입했으며 24평은 임대를 줬고, 36평에는 윤정희의 한 동생이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파트 시세는 각각 18억ㆍ22억 원 정도이고, 오래된 아파트이기 때문에 전월세 가격은 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윤정희의 아파트에 거주 중인 여동생은 이번 소송에선 빠졌다.

윤정희의 동생들이 프랑스 소송 패소에 이어 국민청원을 게시하면서 금전 문제가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결코 돈 때문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손미현씨는 “금전적 문제는 전혀 없다”고 했고 손병욱씨는 “우리 형제들은 (스스로) 살아가는 데 문제가 전혀 없다”고 했다. 손병욱씨는 “형제 둘은 미국에, 한명은 프랑스에 있다. 누나의 돈과 전혀 상관없이 산다. 서울에 있는 동생은 자기 일 하는 데 바빠 이번 일에 신경 쓸 겨를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직계 가족이 있는 형제 명의의 재산을 어떻게 노릴 수가 있나. 가능하기나 한가”라고 되물었다. 손미현씨는 “우리가 원하는 건 큰 언니(윤정희)의 건강과, 편안한 여생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분쟁 커질까

윤정희의 동생 3인은 2019년 윤정희가 프랑스로 옮겨간 후 프랑스 파리 지방법원에서 후견인 소송을 시작했고, 두 차례 패소했다. 이에 이달 청와대 국민청원에 호소문을 올렸다. 손병욱씨는 “이후에 한국에서 법적 조치를 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보다 미국에서 더 오래 살아 한국 실정도 잘 모르고, 재산을 노려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손병욱씨는 “누나의 여생이 걱정되고, 잘 돌봐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오죽하면 국민 청원을 올렸겠나”고 말했다. 손미현씨도 “(백건우 측과) 입장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우리도 신중하게 발언하려 한다”면서 “언니는 한국에 와서 동생들과 같이 사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고 했다. 백건우 또한 8일 현재 추가 입장표명을 계획하지 않은 채 11일 귀국해 26일 대전에서 독주회를 시작하는 일정을 준비 중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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