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백신 도입 검토…접종 1호는 화이자 아닌 AZ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2021.02.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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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이상균 공장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은 최태원 SK회장.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 도입 예정인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이상균 공장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은 최태원 SK회장.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 도입 예정인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중앙포토

방역당국이 러시아 ‘스푸트니크V’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처음 밝혔다. 백신 도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와중에 국내 첫 도입 백신으로 알려진 화이자 제품 도입이 늦어지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이달 24일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처음으로 출하돼 국내 접종을 시작한다. 국내 1호 백신이 화이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첫 접종, 화이자 아닌 AZ...24일 경북 안동 SK바이오 공장서 출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시민참여형 특별 브리핑’에서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관련 질의가 나오자 “(코로나19 백신은) 변이라거나 공급 이슈 이런 불확실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추가 백신에 대한 확보 필요성 등을 계속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모든 백신을 후보에 둔다는 의미”라며 “구체적으로 계약 등 부분이 검토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러시아 백신을 검토 테이블에 올린 이유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접종을 보류했다. 또 다국가 백신공급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가 국내 공급하기로 된 화이자 백신의 도입이 계속 늦어지는 등 물량 공급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유럽 등지의 백신 품귀 현상과 자국 이기주의가 불확실성을 키운다.

러시아 백신 대우가 달라졌다.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 논문에서 면역 효과가 91.6%로 확인됐다. 랜싯에 게재되기 전 세계 최고의 전문가 검증을 통과했다. 60세 이상에서도 효과가 91.8%였다.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고, 가격이 20달러로 모더나(50~74달러)·화이자(40달러)보다 저렴하고 2~8도 상온 유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췄다.

이런 와중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5만명분이 24일 SK 공장에서 출하된다.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물류센터에서 병원 별 필요 물량만큼 소량으로 포장돼 전국 2000여곳의 요양병원과 보건소로 배송돼 접종을 시작한다"며 "요양병원은 의료진이 환자·간병인·행정직원·의료진 등 전 직원에게 직접 맞힌다. 2~3일에 다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원은 보건소가 방문해 접종한다. 지역 내 접종 위탁 의료기관의 의료진이 같이 가서 접종한다. 질병청은 24일 출하에 맞춰 늦어도 20일까지 접종 대상자를 확정한다. 만약 65세 이상 노인에게 접종한다면 이달 말까지 75만명 접종을 마칠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EPA=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EPA=연합뉴스

정부가 요양병원 등으로 배송하겠다는 것은 65세 접종을 염두에 둔 조치다. 질병청은 지난달 28일 백신접종계획을 발표할 때 요양병원·요양원 환자와 종사자 75만명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힌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8일 "이 입장이 아직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청장도 이날 "(식약처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65세 이상에게 효과가 없다는 게 확정된 게 아니라 정보나 자료가 부족하고, 그래서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권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8일 브리핑에서 전문가의 입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5세 이상 노인에게 맞힐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날 특별 브리핑에 참석한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고령자와 젊은 사람을 비교할 때 안전성 우려가 없다"며 "65세 이상만 따로 놓으면 통계적인 유의성이 있다고 효과를 판단할 숫자가 못 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사실 현재 상황을 판단하고, 우리나라에 사용 가능한 백신(이 있는지) 이런 걸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어머니가 80대이며 당연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으라고 권유할 것이며, 순서가 돌아오면 어떤 백신이든지 상관없이 맞으라고 권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10일 오후 2시 최종점검위원회 회의를 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허가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성식·김민욱·황수연·문희철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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