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양배추가 위궤양 예방 효능 있다고 하면 과장 광고?

중앙일보

입력 2021.02.08 13:00

[더,오래] 김경영의 최소법(29)

평균 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건강에 관한 관심이 아주 높아 보입니다. 방송이나 인터넷에서는 각종 건강 관련 정보가 넘쳐나고,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편승해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과 관련된 광고가 난무하면서 소비자의 구매욕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소비자는 어느 것이 잘못된 광고인지 판단할 능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키게 하는 표시‧광고 등에 대해서는 법적 규제가 필요합니다.

‘식품 등의 표시 광고 등에 관한 법률’은 식품 등의 명칭·제조 방법·성분 등과 관련, ➀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거나, ➁ 식품 등을 의약품으로 인식하거나, ➂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것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등의 표시 광고를 금지하고, 위반하는 경우 형벌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식품이든 그에 따른 약리적 효능이 있기 때문에 약리적 효능과 관련한 표시·광고를 전부 금지할 수는 없습니다. 식품에 부수되거나 영양섭취의 결과로 나타나는 효과임을 표시·광고하는 것의 경우에는 허용됩니다.

건강기능식품 광고에서 약을 복용한 것과 같이 직접 건강 개선, 또는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되어 있다면 허위‧과장 광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진 unsplash]

건강기능식품 광고에서 약을 복용한 것과 같이 직접 건강 개선, 또는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되어 있다면 허위‧과장 광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진 unsplash]

사례1
A는 2008년 11시 경부터 자신의 아파트에서 영업신고를 하고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했다. A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건강기능식품별로 특정 효능을 언급하고, 이용자가 해당 식품을 클릭하면 해당 식품의 확대 사진과 함께 주요 효능과 주요성분, 상품 특징에 관한 광고·표시를 볼 수 있게끔 했다.

구체적으로 ➀ ‘콜라겐 칼슘’은 시력 개선·고혈압·불면증·신장결석·근육 경련에 효과적이고, ➁ ‘홍국’은 심장기능 강화·심혈관 기능 향상·에이치디엘(HDL,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함과 아울러 높은 에이치디엘 수치는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고, ➂ ‘단백질 파우더’는 치매 등의 예방·노화 방지· 심혈관 질병 예방·항암·시력 개선 기능이 있고, ➃ ‘엽산’은 지방간을 없애고, ➄ 고지혈증 예방·노인성 치매 개선·당의 대사 조절·제2형 당뇨병 및 그 신경계통의 합병증 예방에 도움·간염과 간 괴사 예방에 도움· 빈혈 예방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다.

수사기관은 A를 소비자가 건강기능 제품을 의약품으로 오해하도록 허위·과대 광고한 혐의로 기소했다.

A는 1,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A의 광고에는 구체적인 병명을 언급하며 특정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콜라겐 칼슘·홍국·단백질 파우더·엽산’의 기재만으로는 일반인의 관점에서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이 아니라는 점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광고 내용이 특정 질병의 예방 및 치료 등을 직접적이고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인 양 표시·광고해 소비자가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거나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다고 보아 유죄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사례2
식품유통판매 업체를 운영하는 B는 2016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인터넷 블로그에 제품을 광고하면서 제품에 포함된 양배추·양파·흑마늘이 위궤양 예방이나 심혈관질환 예방·고혈압 예방 등 의학적 효능이 있다고 소개했다. 검찰은 B가 허위·과대광고를 했다고 판단했지만, 사안이 경미하다고 보아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하지만 B는 “양배추·양파·흑마늘은 흔한 재료인데다 약리적 효능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소비자가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가 아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식품에 부수되거나 영양섭취의 결과로 나타나는 효과임을 광고하는 것은 허용된다.[사진 pixabay]

식품에 부수되거나 영양섭취의 결과로 나타나는 효과임을 광고하는 것은 허용된다.[사진 pixabay]

참고로 기소유예는 유죄이지만 사안이 경미하거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검사가 법원에 기소하지 않는 처분으로, 실질적으로는 유죄 판단을 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현행법상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B가 한 광고 중 약리적 효능을 소개하는 부분은 원재료인 양배추·양파·흑마늘의 일반적인 효능을 소개하고 있을 뿐 제품의 효능을 직접 소개한 것은 아니며, 또한 광고 내용도 원재료의 일반적인 효능과 관련해 방송을 통해 보도되거나 논문에 기술된 연구결과를 인용·발췌해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B는 제품의 판매 촉진을 위해 소비자에게 양배추 등 원재료의 약리적 효능·효과와 제조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고, 소비자가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무죄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 광고에서 약을 복용한 것과 같이 직접 건강 개선, 또는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되어 있다면 그것은 허위‧과장 광고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허위‧과장 광고에 현혹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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