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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다리 꼿꼿이, 걸음 당당히…로봇 인공관절 수술로 되찾은 ‘젊은 무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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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진화하는 인공관절 수술

김필성 서울부민병원 진료부원장이 3차원 CT와 로봇 팔을 이용한 인공관절 로봇 수술의 장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김필성 서울부민병원 진료부원장이 3차원 CT와 로봇 팔을 이용한 인공관절 로봇 수술의 장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조모(77·여)씨는 60대 중반에 무릎 퇴행성 관절염을 진단받았다. 온찜질을 하고, 쉬거나 약을 먹으며 증상을 관리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통증은 심해져만 갔다. 조금만 걸어도 무릎이 붓고 아파 보행기 없이는 발을 떼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는 “4남매를 키우느라 정작 내 몸이 아픈 것도 모르고 살았다”며 “몇 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로는 외출을 거의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조씨는 1㎝ 두께의 연골이 모두 닳아 무릎 위아래 뼈가 부딪치는 말기 퇴행성 관절염이었다. 인공관절 수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지만 수술 후 통증·감염이 걱정돼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나이가 많으면 인공관절 수술을 해도 걷기 어렵다’ ‘출혈량이 많아 위험할 수 있다’는 불안한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준 곳은 서울부민병원이었다. 김필성(47) 진료부원장은 “70~80대도 체력이 뒷받침되고 만성질환이 심하지 않다면 수술에 따른 부작용 위험이 낮다”며 “특히 최근 도입된 로봇 인공관절 수술(마코 로봇 수술)을 적용하면 기존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그를 안심시켰다.  조씨는 10년 넘게 자신을 괴롭힌 퇴행성 관절염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하고 올해 초 이 병원에서 마코 로봇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다음 날부터 재활치료   

치료는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먼저 김 원장은 사전에 조씨의 무릎을 찍은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컴퓨터로 분석해 뼈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의 크기, 삽입 각도 등을 결정했다. 고관절에서 발목에 이르는 다리 정렬 축을 맞추는 한편 관절면과 인공관절 사이의 간격을 ㎜ 단위로 조정하며 최적의 삽입 위치를 찾아냈다.

김 원장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하는 만큼 수술 당일 의사의 감에 의존하던 종전의 방식보다 수술 정확도가 훨씬 높다”며 “환자의 관절 크기·간격을 고려한 ‘맞춤 치료’가 가능해 인공관절을 더욱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술에서는 의사의 손을 대신해 로봇 팔을 활용했다. 사전에 입력한 수술 계획에 맞춰 로봇 팔로 과일 껍질을 깎듯 뼈를 정교하게 다듬었다.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면 로봇 팔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햅틱 기능’을 통해 뼈 주변의 인대·근육을 최대한 보존하며 수술을 끝마쳤다. 그 결과, 조씨는 일주일 만에 양쪽 무릎 수술을 완료하고 다음 날부터 재활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수술 후 조씨는 다리를 절뚝거리거나 벽·가구를 잡지 않고도 자신의 힘으로 똑바로 걷는다. 통증으로 밤잠을 설치던 것도 옛일이다. 그는 “가족 여행도 가고 자식·손주도 자주 보며 남은 인생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일반 수술보다 5㎝ 작게 절개 

조씨와 같은 고령층은 물론 비만·외상에 따른 ‘젊은 관절염’ 환자도 무릎 기능 회복과 외모 개선을 위해 마코 로봇 수술을 선택한다. 배모(57·여)씨가 그런 사례다. 육상 선수 출신인 그는 스포츠 손상으로 인해 비교적 이른 시기에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됐다. 곧았던 다리는 ‘O자’로 휘었고, 체중이 한쪽으로 쏠려 관절염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심한 무릎 통증에 다리 변형이 동반되며 자존감이 떨어지고 대인 관계가 위축되는 등 마음의 병을 얻었다.

그런 그는 지인의 추천으로 서울부민병원에서 마코 로봇 수술을 받고 잃어버린 키와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동시에 되찾을 수 있었다. 김 원장은 “마코 로봇 수술은 다리 정렬을 맞추기 위해 수술 기구를 뼈에 결합할 필요가 없어 절개 범위가 일반 수술보다 5㎝가량 작다”며 “정해진 범위만 손보는 만큼 회복이 빠르고 정확도가 높아 향후 재수술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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