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IRP 중도해지하면 세금 폭탄 맞는다고? 뻥이에요

중앙일보

입력 2021.02.06 14:00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75)

노후준비를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참 많다. 3층 연금제도인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조합해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무슨 제도를 활용하든지 연금 조합을 만드는 데는 나의 상황에 대한 고려가 우선일 것이다. 그런데 노후준비 시작 시점의 상황과 미래 상황은 결코 같을 수가 없다. 따라서 만약에 대비한 것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운 문제다. 요사이 정부 통계나 언론을 통해서나 노후준비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IRP(개인형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가 자주 거론된다. 그러면서 ‘IRP 중도해지를 하면 세금폭탄 맞는다’는 말이 어김없이 따라다닌다. 과연 그럴까?

IRP는 확정급여형(DB)이나 확정기여형(DC) 가입자가 55세 이후에 퇴직연금 급여를 받을 경우, 가입자가 급여를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을 상환하기 위한 경우, 적립금액이 300만원 이하인 경우를 제외하고 퇴직금이 의무적으로 이전된다. 또한, 소득 있는 모든 국민이 여유자금으로 자유로이 IRP를 개설할 수 있다. IRP의 가장 큰 장점은 납입액(최대 700만원. 단, 50세 이상은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900만원까지)에 대한 13.2~16.5%의 세액공제 혜택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나의 상황이 변해 부득이 중도해지로 일시금을 찾아야 할 경우 받은 세액공제 혜택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 연간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가입자는 받은 세액 혜택만큼의 동일 비율로 되돌려주니 별 손해라고 할 수 없지만, 5500만원 초과자의 경우 세액공제 혜택은 13.2%를 받았지만 되돌려 주어야 하는 금액은 기타소득세율 16.5%이니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는 그동안의 운용수익도 포함된다(〈그림1〉참조).

이 때문에 절세를 위해 무조건적인 IRP 가입이나 과도한 IRP 적립금 납부는 신중해야 한다며 노후 자금이 여유가 있다면 적정한 규모로만 납부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생각해봐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세액공제금액을 활용해 얻는 부수적 효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방법은 혜택받은 금액을 즉각 소진하지 않고 적립금에 추가 납입해 투자하는 것이다. 이 경우 적립금 증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일시금 수요 발생이 예상된다면 연말정산 때 IRP 세액공제를 신청하지 않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원금에 대한 이자·배당금 등 적립금 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용수익이 과세이연되는 절세효과를 얻을 수 있다.

셋째, 미래의 일이지만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가 시행되면 일반계좌에서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를 제외한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 250만원을 초과하는 매매차익에 대해 최소 22%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IRP에서 일시금으로 인출한다 하더라도 기타소득세율이 16.5%이기 때문에 연금계좌에서 펀드 투자는 세제상 상당히 유리한다. 이건 미래의 일이니 지금 염려할 바는 아니지만, 펀드에 관심이 많은 가입자라면 염두에 둘 필요는 있다.

한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면 만약 소득 5500만원 초과자가 700만원을 납입하여 13.2%의 세액공제 혜택으로 92만4000원을 환급받았고, 이듬해 일시금을 찾는다면 115만5000원을 토해내야 한다. 그 차액이 23만2000원이다. 상당한 손해다. 그런데 이를 10년 후 일시금으로 인출할 때 매년 받는 세금 환급액 92만4000원은 연평균 2.3%의 수익률 기준 115만5000원으로 늘어난다. 이것은 세액공제금액의 수익만 계산해 본 것이다. 원금 7000만원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별도다.

어쨌든 중도해지 때 그동안 받은 세액공제금액을 토해내야 한다는 것 결코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그러므로 IRP 가입자는 55세까지 유지하지 않고 중도에 해지할 경우 정부는 그동안 제공한 혜택을 환수하기 위해 기타소득세 16.5%를 부과한다는 사실은 꼭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국가가 노후복지 차원에서 혜택을 주는 것이니 잘 운용해 꼭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라는 취지를 이해해야 한다.

IRP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노후준비를 하는데 알아야 할 것이 참 많다. 100세 시대를 사는 것이 만만한 것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사진 unsplash]

IRP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노후준비를 하는데 알아야 할 것이 참 많다. 100세 시대를 사는 것이 만만한 것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사진 unsplash]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세 가지가 있다. 첫째, IRP 세액공제금액은 공돈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하고, 이를 적립금에 다시 붓는 것이 안전하고 투자수익도 늘려준다. 둘째, IRP에 가입했다고 적립금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보다 적극적으로 자산운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5500만원 이상의 급여자는 항상 ‘13.2%-16.5%=-3.3%’를 의식하면서 IRP를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IRP의 세액공제 한도는 700만원이지만 납입 가능 한도는 연간 1800만원이다. 700만원을 초과해 납입한 1100만원에 대해서는 세액공제 혜택은 없지만,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소득세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넷째, IRP에 연간 세액공제 한도를 초과해 납입한 금액은 다음 연도 이후 연금 납입금으로 전환해 세액공제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50세 미만 가입자가 2021년 1000만원을 납입했다면 2021년 말에 700만원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고 2022년도에 300만원을 이월 신청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도 있다.

위와 같이 IRP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노후준비를 하는데 알아야 할 것이 참 많다. 그렇다고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100세 시대를 사는 것이 만만한 것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CGGC(Consulting Group Good Company)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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