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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로 김용균 만난 시민들…"내 친구같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중앙일보

입력

시민들이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 발전소 공사 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김용균씨를 가상현실로 만났다.

MBC 너를 만났다 방송 화면 캡처.

MBC 너를 만났다 방송 화면 캡처.

4일 MBC에서는 창사60주년 특집 VR 휴먼타큐 '너를 만났다 시즌2 -용균이를 만났다'가 방영됐다.

이 방송에서 제작진과 시민들은 어두운 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컨베이어벤트 사이에 끼어 숨진 김씨를 가상현실에서 만났다.

20대에서 50대까지 12명의 시민이 초청돼 VR로 '용균이를 만났다'를 체험했다.
사고 당시 김씨는 발전소 설비 점검을 맡은 하청업체에 취업해 계약직으로 일한 지 3개월이 되던 시점이었다.

VR을 감상한 시민은 "김씨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냥 저희랑 똑같은 청년이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시민도 “핸드폰을 보는데 사실 제 핸드폰 속하고 다를 게 없었다. 취업 관련된 상황, 그중에 제가 가고 싶어했던 기업들도 되게 많았고, 그래서 제 친구들을 보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친구가 된다면 어떻게 말하고 싶어요?”라고 묻자 “그냥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너를 만났다

너를 만났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김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공부를 더 많이 시켰으면 그 죽음을 피하지 않았을까. 부모가 조금 더 잘났으면 아이가 그런 안 좋은 회사를 들어가지 않게 해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자책과 원망이 있다"며 "우는 모습이 싫다. 우리가 울 자격이나 있나 싶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김씨의 어머니와 함께 김씨의 휴대폰을 복원했다. 그 속엔 85일간 근무하는 동안 김씨가 촬영한 보고용 사진 966장과 동영상 25개가 발견됐다.
김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남긴 영상과 사진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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