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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6년 만에 완전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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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네이버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급검)’를 출시 16년 만에 완전히 폐지한다고 4일 밝혔다. 실급검 서비스의 집객 기능보다 정치적·상업적 논란 등 부작용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급검 차트 폐지를 계기로 네이버는 정보 포털보다 쇼핑·데이터·기술 플랫폼 역할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5일 홈페이지 ‘검색차트’ 삭제 #포털 1위 수성 일등공신이지만 #상업적·정치적 논란 등 부작용

데이터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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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검색 포털로 출발한 네이버가 ‘인기 검색어’를 주요 서비스로 키운 건 2005년 5월이다. 당시 네이버에서 가장 인기 있던 ‘지식iN’ 서비스(2002년 출시) 바로 옆에 ‘인기 검색어’ 키워드가 5초마다 업데이트 되게 한 것. 1~10위까지 총 10개 인기 검색어가 공개됐다. 실검은 검색어 차트 그 이상의 역할을 했다. 여론이 주목하는 이슈나 인물이 실급검 순위권에 오르면, ‘실검에 올랐다’는 게 다시 화제가 돼 트래픽이 급증하곤 했다. 2007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급검)로 이름이 바뀌고, 검색어 갱신 주기도 10초로 늘어났다. 실시간 화제성이 강조된 실검은 네이버가 포털 1위를 지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점차 부작용도 커졌다. 실급검 순위에 오르기 위해 특정 기업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인기 검색어를 띄우거나, 정치적 목적을 가진 집단이 특정 검색어의 순위를 올리고 내리는 일도 잦아졌다. 네이버는 2017년부터 실급검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개편을 했다. 그럼에도 실급검 관련 논란은 계속됐다. 2019년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임명 국면에서 ‘조국 힘내세요’ 등이 실급검 순위에 오르자,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네이버보다 앞서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한 카카오의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실검이 사회현상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의 이번 결정에는 ‘포털 이용자들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실급검 폐지 결정에 대해 “포털 이용자들의 취향과, 이용 목적, 인터넷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네이버도 서비스를 바꾸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인터넷 주 사용층인 소비자들이 예전보다 더 능동적이고, 세분화된 정보에 대한 욕구가 커진 것도 이번 실급검 폐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검색차트’는 25일부터 네이버 홈에서 사라진다. 대신 네이버는 검색어 관련 데이터를 ‘데이터랩(사진)’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콘텐트를 만들고 사업하는 이들이 데이터랩에서 정확한 트렌드를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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