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못하니 배달" 퇴사자의 막말…학원에 별점테러 쏟아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2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배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 아파트, 빌딩 문제 해결 요구 및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2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배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 아파트, 빌딩 문제 해결 요구 및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배달업체 종사자에게 막말한 것으로 지목된 어학원이 사과했지만, 네티즌의 공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피해자 측이 직접 “학원과는 관련 없는 사건이니 별점 테러를 중단해 달라”고 나섰다.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대행업체 운영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의 글이 게재됐다. 그는 배달기사 중 한 명이 너무 황당한 일을 겪고 억울해한다며 학원 강사로 추정되는 인물과의 통화 녹음 파일을 함께 올렸다. 여기에는 “본인들이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으면 배달을 하겠나” “공부 못하니까 할 줄 아는 게 배달밖에 없다. 배달원은 중졸 고졸도 다 받는다” 등 배달업 종사자에 대한 비하 발언이 담겼다.

논란이 커지자 청담러닝은 3일 “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에서 발생한 건으로 강사가 아닌 셔틀도우미(하원 지도 강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셔틀도우미가 막말을 쏟아낸 날은 그의 퇴사일이었다고 한다. 어학원 측은 “퇴사하면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여 본사와 해당 가맹점 모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배달업 종사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3일 조합원에 대한 손님의 폭언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번 사건은 청담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가해자는 학원의 셔틀버스 도우미였고 현재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학원에 대한 별점 테러와 악의적인 비난은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해당 셔틀도우미를 향해서도 “피해자가 바라는 건 폭언을 한 손님의 진심 어린 사과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사회적 비난 또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피해자는 라이더유니온을 통해 “이 사건이 인터넷상에 회자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배달대행업체 지점장인 것처럼 올린 게시글은 삭제해 달라”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번 사건이 단순히 나쁜 손님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다. 제도 개선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