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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메이드 中 조폭영화, 상영 취소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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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조직 전담팀 조사반 반장 숭이뤼(宋一锐)는 한 강제철거 건의 수사를 맡는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그는 해당 안건의 배후에 있는 거대한 범죄세력을 조금씩 감지하게 된다···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아이치이(爱奇艺) 제작, 뤼위라이(吕聿来) 감독의 범죄 액션 영화 〈사오헤이:줴잔(扫黑:决战)〉은 개봉 전부터 세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중국은 2018년부터 '범죄조직의 소탕(扫黑除恶)'을 기치로 내걸고, 강력하게 중국 각지 흑사회 및 지하 범죄조직들을 소탕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 일을 전담하는 조직이 '범죄조직 전담팀(扫黑除恶专案组)'이다.

중국 최초로 이 수수께끼 장막 속의 '범죄조직 전담팀'을 소재로 해, 실제 사건을 각색해 만든 영화 〈사오헤이〉가 개봉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사람들은 열광했다. 범죄 영화 특유의 스릴 넘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예고편은 이러한 사람들의 기대를 더욱 증폭시켰다.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개봉 직전, 갑자기 상영 취소? 

그런데 1월 15일 개봉을 고작 며칠 뒤로 남기고, 해당 영화가 상영되지 않을 것이란 소문이 온라인상에 돌았다. 오프라인 영화관에서도 해당 영화 예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실제로, 예정된 개봉일에 영화는 상영 취소되었다.

영화를 기다리던 관중과 팬들은 어리둥절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코로나 때문에 제작사가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흥행도가 예상돼서인가?", "너무 폭력적인 장면 때문에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것 아닐까?"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현재까지도 제작사 측에서도 아직 관련해서 공식 입장이나 상영 취소와 관련한 이유에 대한 설명을 따로 제시하지는 않은 상태다.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좁은 문 통과하기" 유독 영화 심의 기준 까다로운 중국 

개봉 예정일도 나오고, 예고편까지 내보냈던 영화가 갑자기 상영 취소되는 것, 사실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영화 심의 기준이 까다로운 중국에서는 영화가 상영 중단되는 일이나, 개봉 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는 일이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영화 〈칭야지(晴雅集)〉나 〈무위즈왕(沐浴之王)〉 등 다수 영화가 상영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전자는 '가치관 전도'의 이유로, 후자는 한국 웹툰 〈목욕의 신〉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상영이 취소된 바 있다.

특히 정치적 요소를 다루거나 반체제적 입장을 표현하는 경우, 너무 잔혹한 범죄를 묘사하거나 과도한 노출이 있는 경우 등 중국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는 영화들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中 네티즌, "도대체 이 영화가... 왜?" 

그런데도 중국 네티즌들이 어리둥절한 이유는 이 영화가 딱히 심의에 걸릴 '건덕지'를 찾지 못해서다.

당국에 비판적인 소재도 아니고 오히려 '범죄소탕'이라는 정책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는 데다가, '범죄전담팀'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이들의 업적과 노고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다소 '애국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낼 수 있는 이 영화가 심의에 걸린 것이 의문이라는 것이다.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중국의 영화 평론가나 리뷰어들은, "아마 해당 영화의 '선전성', '폭력성' 등의 요소가 심의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영화가 상영 취소된 것에 대한 추측을 제시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시체유기, 정경유착, 과도한 구타 장면 등이 모방될 위험이 있어 문제로 삼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감독이 너무 사실적으로 사건을 묘사하려다 선을 넘은 듯하다."라고 리뷰어들은 심의에 걸린 이유에 대해 추측했다.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사진출처=영화〈사오헤이〉 스틸컷]

영화 〈사오헤이〉는 찍기 전부터 오랜 기간 준비를 통해 만들어졌다. 약 1년여 시간 동안, 범죄조직 전담팀을 밀착 취재한 뒤에 시나리오를 구상해 만들어졌을 만큼 '공들인' 영화라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은 "국가에서 대대적으로 '사오헤이 운동(범죄조직 소탕 운동)'을 펼치면서 많은 경찰, 형사들이 폭력조직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와야, 시청자들이 해당 부문에서 고생하는 분들의 노고를 알 수 있고, 범죄소탕 작업도 더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라며, 영화가 상영 취소된 데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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