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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예능까지 접수 조병규 “자격지심·열등감이 나를 키웠다”

중앙일보

입력

데뷔 6년 만에 주연배우로 우뚝선 조병규. [사진 HB엔터테인먼트]

데뷔 6년 만에 주연배우로 우뚝선 조병규. [사진 HB엔터테인먼트]

배우 조병규(25)의 활약상이 놀랍다. 지난달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카운터 특채생 소문 역을 맡아 성공적으로 주연 데뷔를 마친 그는 3일 개봉한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로 돌아왔다. 2021년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들을 피해 지하 벙커로 피신한 외계인 연구회 동호회에 합류한 도건태 역을 맡았다. 비단 다른 행성에서 온 생명체 ‘외계인’ 뿐만 아니라 생경하고 이질적인 존재를 나타내는 뜻하는 ‘Alien’과 맞서는 그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소문과 닮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같다. 제작비 3000만원으로 사흘 만에 촬영을 마친 이 작품은 지난해 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왓챠가 주목하는 장편’ 부문에서 수상했다.

첫 주연작 ‘경이로운 소문’ 성공 이어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 개봉 #“감독과 새 시도 해보고 싶어 도전 #함께 필모그래피 만드는 재미 있어”

최근 화상으로 만난 조병규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준 작품”이라고 밝혔다. 웹드라마 ‘독고 리와인드’(2018)를 함께 한 최은종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인간 조병규에게 중요한 작품과 배우 조병규로서 중요한 작품은 좀 다른 것 같아요. 배우로서는 드라마 ‘SKY캐슬’(2018~2019)이 가장 중요하죠. 인지도를 얻게 됐고 그 덕에 ‘스토브리그’(2019~2020)와 ‘경이로운 소문’까지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인간적으로는 ‘독고 리와인드’가 큰 힘이 됐어요. 이후 최 감독님과 함께 필모그래피를 만들게 됐고, 상금 3000만원으로 손익분기점도 넘긴데다 극장 개봉까지 하게 됐으니 너무 뿌듯하죠.”

“다작 비결? 연기만큼 재밌는 취미 없어”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의 한 장면. [사진 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의 한 장면. [사진 스톰픽쳐스코리아]

조병규는 도건태 역을 맡아 외계인 연구회 동호회를 찾아간다. [사진 스톰픽쳐스코리아]

조병규는 도건태 역을 맡아 외계인 연구회 동호회를 찾아간다. [사진 스톰픽쳐스코리아]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로 데뷔해 6년 동안 80여 작품을 부지런히 소화해온 그는 ‘다작 배우’로도 유명하다. 웹드라마와 독립영화는 물론 연극과 뮤지컬 등 다양한 작품으로 빽빽하게 채워져있다. “혹여 일이 끊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좋은 장면을 만들었을 때”의 쾌감이 합쳐진 결과다. “체력적이나 정신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연기만큼 재밌는 취미는 안 생기더라고요. 쉴 때도 친구들 만나면 주로 작품 얘기를 하고요.” 그는 “캐릭터가 현재 자신과 가장 잘 맞거나 이전 작품과 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거나 작품에 가진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덧붙였다.

“‘경이로운 소문’은 드라마 기획 전부터 원작 웹툰을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카운터들이 초인적 힘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굉장히 인간적이고 악귀를 타파하는 사이다 장면도 많고요. 요즘 같이 다들 답답하고 힘든 시기에 통쾌한 매력이 있어서 많이들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원작이 있기 때문에 다시 보면서 자주 나오는 표정을 따라 해보기도 하고 거리에서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느껴보기도 하고 웹툰 속 캐릭터와 동화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원작을 그린 장이 작가는 일찌감치 “내 마음속 캐스팅 1순위”로 조병규를 꼽기도 했다.

“3연속 흥행은 요행…부담감 내려놨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악귀와 싸우는 카운터즈. [사진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악귀와 싸우는 카운터즈. [사진 OCN]

조병규는 소문 역을 맡아 다양한 능력을 선보인다. 땅을 부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 [사진 OCN]

조병규는 소문 역을 맡아 다양한 능력을 선보인다. 땅을 부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 [사진 OCN]

그는 ‘3연타 흥행’에 대해 “요행의 결과”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첫 주연을 맡으면서 되려 “나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구나. 다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란 사실을 깨닫고 부담감을 내려놨단다. “카운터부터 악귀까지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연기 학도로 공부할 때부터 유준상 선배님 공연을 많이 찾아봤었는데 현장에서도 든든하게 대들보 역할을 해주셨고, 염혜란 선배님은 5~6 작품을 함께 했는데도 같이 나오는 장면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원 없이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김세정씨는 저랑 동갑인데 재능도 에너지도 정말 최고조인 것 같아요.”

체지방률 3%대로 감량한 유준상이 “같이 운동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에 몸무게 13㎏을 감량하기도 했다. “초반에 소문이의 유약한 모습을 생각하니 일리가 있는 말씀이더라고요. 액션신은 항상 난관이었지만 한계에 부딪히는 저 스스로가 너무 미워서 끝까지 몰아붙였던 것 같아요. 시즌 2에서는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애드리브를 제법 잘한다”는 유준상의 칭찬에 대해서는 “평소 애드리브를 지양하는 편인데 워낙 정확한 액션을 주시니 그에 맞는 리액션이 나왔을 뿐”이라며 공을 돌렸다. 악귀의 숙주인 지청신 역으로 활약한 이홍내와 소문의 절친 김웅민 역으로 출연한 김은수가 조병규의 추천으로 합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선구안’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재석이 발탁한 예능 새싹 “동경심 커”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조병규를 두고 ‘종라인’인지 ‘유라인’인지 서로 다투는 모습. [사진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조병규를 두고 ‘종라인’인지 ‘유라인’인지 서로 다투는 모습. [사진 MBC]

유재석이 새로운 예능 새싹으로 점찍은 것도 기대를 모은다.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데 이어 KBS2 신규 예능에 고정 멤버 합류를 제안받고 논의 중이다. 그는 “평소에는 드라마나 영화보다 예능을 많이 본다. ‘무한도전’을 보고 자란 ‘무도 키즈’로서 예능과 예능인에 대한 동경심이 크다”며 “기회가 되면 예능도 더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사실 지난 6년을 돌이켜 보면 긍정적인 키워드로 성장한 배우는 아닌 것 같아요. 자격지심, 질투, 실패, 열등감 같은 게 저를 뜨겁게 만들어주는 동력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제 조금씩 그 시기를 지나고 있고, 이미 이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끝까지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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