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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아이유·임영웅 빠진' 스포티파이 써보니 "기능은 多, 가격은 ㅠ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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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2일 한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예상대로 스포티파이 서비스의 가격은 국내 음원 서비스에 비해 저렴하지 않았다. 아이유·에픽하이 등 인기 가수들의 음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오디오 서비스를 갈구하는 이용자들은 스포티파이에 몰려들고 있다.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 멜론(카카오)·지니(KT)·플로(SK텔레콤)도 글로벌 1등의 등장에 긴장한 모습.

'음원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2일 한국에 공식 진출했다. 이미 멜론·지니 등 국내 서비스들이 8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 스포티파이가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셔터스톡]

'음원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2일 한국에 공식 진출했다. 이미 멜론·지니 등 국내 서비스들이 8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 스포티파이가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셔터스톡]

요금 경쟁력 있나?…'3개월 무료'

"일단 한 번 써보고 판단하라"는 게 스포티파이의 이용자 유치 전략. '결제정보 입력시 3개월 무료' 이벤트를 6월말까지 한다. 멜론·지니 등 국내 서비스가 통상 제공하는 무료 체험 기간(1~1.5개월)에 비해 길다. 1인 요금제(1만1990원)와 2인 요금제(듀오, 1만7985원)가 있다. 유료 가입하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음원 재생을 할 수 있다.

2일 한국에 공식 출시한 스포티파이는 개인, 듀오 요금제 2가지를 내놨다. '3개월 무료 이용'을 앞세웠지만 요금제 자체가 저렴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포티파이]

2일 한국에 공식 출시한 스포티파이는 개인, 듀오 요금제 2가지를 내놨다. '3개월 무료 이용'을 앞세웠지만 요금제 자체가 저렴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는 다양한 요금제로 소비자 선택권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한국에선 옵션이 둘 뿐이다. 이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인 요금제는 멜론 '스트리밍 플러스'와 같지만, 2인 요금제는 미국에 출시된 6인 패밀리 요금제(월 14.99달러, 약 1만6700원)와 같기 때문. 광고를 들으면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도 한국에선 빠졌다. 이에 대해 스포티파이 관계자는 "한국 시장의 상황 및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형식적인 대답만 내놨다.

콘텐트 경쟁력 있나?…카카오가 최대 장벽

멜론을 서비스하는 카카오M으로선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이 반가울리 없다. 업계 전망대로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M은 스포티파이에 자사 소속 가수들의 음원 유통을 불허했다. 카카오M은 지난해 가온차트 연간 400위권 음원 10곡 중 4곡(37.5%)을 유통하는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
국내 음원은 부족하지만,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확보한 스포티파이의 추천 콘텐트는 강력한 무기다. 재택 근무할 때 듣는 'Soft Office', 스타벅스 매장에서 재생하는 노래만 모아둔 재생 목록, 미국 액션 배우 드웨인 존슨이 직접 고른 운동할 때 듣는 재생 목록도 있다.

· 에픽하이·아이유 못 듣는다 : 힙합 그룹 에픽하이의 정규 10집 앨범 사진은 지난달말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대형 전광판에 걸렸다. 에픽하이의 음악성과 인기를 높이 산 스포티파이 본사의 결정. 그러나 정작 한국 스포티파이에선 에픽하이 신곡을 들을 수 없다. 카카오M이 에픽하이의 음원 유통사이기 때문. 역시 카카오M 소속인 아이유 음원도 빠졌다.
· 제이지 1998, 스포티파이에만 있다 : 미국 힙합 가수 제이지가 데뷔 초창기인 1998년에 발매한 노래 'Hard Knock Life'는 멜론엔 없지만 스포티파이엔 있다. 해외 뮤지션의 음악을 많이 듣는 이용자들에겐 스포티파이가 매력적.

스포티파이의 경쟁력으로 꼽히는건 40억개 이상 플레이리스트다. 스포티파이나 이용자들이 만든 재생 목록들과 추천 음악 리스트가 실시간으로 바뀌면서 나온다.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의 경쟁력으로 꼽히는건 40억개 이상 플레이리스트다. 스포티파이나 이용자들이 만든 재생 목록들과 추천 음악 리스트가 실시간으로 바뀌면서 나온다. [스포티파이]

소비자들 얼마나 갈아탈까?

스포티파이는 한국의 애플뮤직이 될까, 넷플릭스가 될까. 애플뮤직과 넷플릭스는 글로벌 시장에선 성공했지만 한국 시장에선 정반대 길을 걷는 서비스로 꼽힌다. 애플뮤직은 2016년 한국 진출 후 현재 시장 점유율 1%대로 처참한 실패. 넷플릭스는 2017년 한국 진출 후 가입자 750만명(2020년말 기준)을 모으며 국내 OTT 시장을 평정했다.
· 인플루언서의 귀 : 음악 좀 듣는다는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스포티파이가 얼마나 좋은 평가를 받을지가 관건. 인플루언서인 이들이 스포티파이로 얼마나 갈아탈지가 중요하다.
· 카카오의 고민 : 만약 스포티파이 국내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면 음원 유통에 비협조적인 카카오M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멜론의 높은 시장 점유율(34%)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카카오M의 음원이 널리 유통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
· 히든카드는 팟캐스트? : 스포티파이의 '팟캐스트'도 한국에 언제 들어올지 관심을 모은다. 현재 스포티파이가 해외에서 서비스하는 팟캐스트 콘텐트만 190만개가 넘는다. 스포티파이코리아 관계자는 "한국내 팟캐스트 런칭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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