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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야당의 원전문건 공세에 “구시대 유물 정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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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 바란다”며 “민생문제 해결을 두고 더 나은 정책으로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 바란다”며 “민생문제 해결을 두고 더 나은 정책으로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회의서 “민생 어려운 상황 #대립 부추기며 정치 후퇴 말아야” #야당 “국민 기만이 구시대 유물정치” #윤건영 “USB는 평화의집서 전달”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민생문제 해결을 두고 더 나은 정책으로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 월성 1호기 감사와 관련해 구속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이 삭제한 530개 파일에 북한 원전 건설 관련 문서가 포함된 걸 두고 야당이 공세를 강화하자 이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북한 원전 건설 논란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공개 언급은 처음이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며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 이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같은 날 내부 회의에서 “수많은 마타도어(흑색선전)를 받았지만 터무니없다”고 했다고 한다. 회의 직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북풍 공작과도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이날 “김 위원장의 말은 선 넘은 정치공세고, 색깔론이고, 국민을 혹세무민하는 터무니없는 선동”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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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강경 대응 기조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삭제된 문건에 나오는 북한 원전 문제는 실제로 공식 논의된 적이 없는 폐기된 사안”이라고 했다. 또다른 여권 핵심인사도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18년 4·27 정상회담 직후 남북협력과 관련된 향후 아이디어를 내라는 요청이 통일부 등을 통해 전 부처에 공지됐다”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민주당 김태년 의원실이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확인한 결과 통일부 정책실과 기획조정실 등의 ‘공문 수·발신 대장’에는 그해 5월 1일자로 비공개 ‘업무협의 개최’와 ‘비밀취급인가 신청’ 공문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북한 원전 건설 의혹과 관련된 국민적 궁금증을 구시대 유물로 몰아간 것이야말로 어디선가 많이 들은 레퍼토리”라며 “우리는 격노한 대통령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2018년 그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국민 앞에 진솔하게 설명하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고 꼬집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 역시 “남북 정상회담 하는 사이 북한은 핵무기를 더욱 강화해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원전 제공 비밀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며 “권력의 힘으로 진실을 은폐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혹세무민이야말로 구시대 유물 정치”라고 했다.

한편 4·27 남북 정상회담 도중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도보다리에서 USB를 건네주었다”는 논란과 관련해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신경제 구상이 담긴 USB를 전달한 곳은 정상회담을 진행했던 판문점 평화의집 1층”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식 의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공식 회담장보다는 무게감이 덜한 곳에서 전달했다”며 “도보다리 회담은 모든 과정이 전 세계에 생중계가 되는데 어떻게 몰래 USB를 전달하냐”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정상회담 과정에서 원전의 원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강태화·김준영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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