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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불편하죠? 실감나는 VR사무실 곧 나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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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마이크 슈뢰퍼 페이스북 CTO가 지난달 29일 중앙일보 등과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마이크 슈뢰퍼 페이스북 CTO가 지난달 29일 중앙일보 등과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수년 전부터 공들이는 분야가 있다. 인공지능(AI)·가상현실(VR) 같은 미래기술 개발이다. 페이스북의 기술개발은 2013년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은 마이크 슈뢰퍼(46)가 이끈다.

슈뢰퍼 페북 CTO 화상인터뷰 #아무리 좋은 기술도 비싸면 안 돼 #VR 기기 싸지자 콘텐트 풍부해져 #기술 부작용 막을 ‘책임 혁신’ 고민 #AI 발달해도 인간 직원 안 줄일 것

슈뢰퍼 CTO는 지난달 29일 중앙일보 등과 인터뷰에서 “기술의 발전은 플랫폼의 책임감과 직결된다”며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우리는 기술을 활용해 어떻게 ‘책임 있는 혁신’을 할지, 기술이 의도하진 않았지만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고민하며 서비스·제품을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터뷰는 한국·일본·대만의 주요 언론이 참여해 화상으로 진행했다.

슈뢰퍼 CTO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어렵고 비싸면 소용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 손에 잡히는 기술이 일상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VR 기기를 예로 들었다. 3~4년 전만 해도 VR 기기는 1000달러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페이스북이 출시한 오큘러스 퀘스트2는 299달러(약 33만원)였다. 슈뢰퍼 CTO는 “VR 헤드셋 가격이 20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VR은 더 많은 기업이 주목하는 사업이 됐다. 동시에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VR 콘텐트도 훨씬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 미국에선 지난해 출시됐으며, 한국에는 2일 SK텔레콤을 통해 정식 출시된다. [사진 오큘러스]

페이스북의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 미국에선 지난해 출시됐으며, 한국에는 2일 SK텔레콤을 통해 정식 출시된다. [사진 오큘러스]

페이스북은 올해 하반기 증강현실(AR) 안경인 ‘AR 글래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슈뢰퍼 CTO는 “AR 글래스는 이용자가 장소에 상관없이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도 올해 안에 AR 안경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나온다. 슈뢰퍼 CTO는 “애플이 어떤 제품을 선보일지 모르겠지만 (시장에) 성공적인 제품이 많이 나올수록 기술 생태계와 소비자의 선택권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1월 육아휴직을 마치고 돌아온 마크 저커버그 CEO, 셰릴 샌드 버그 COO(최고운영책임자)와 함께한 슈뢰퍼 CTO(왼쪽부터). [사진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2016년 1월 육아휴직을 마치고 돌아온 마크 저커버그 CEO, 셰릴 샌드 버그 COO(최고운영책임자)와 함께한 슈뢰퍼 CTO(왼쪽부터). [사진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일하고 연결되는 방식이 바뀔 것이란 게 페이스북의 시각이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해 9월 미래형 사무실 콘셉트인 ‘인피니트 오피스’를 공개했다. 슈뢰퍼 CTO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증가했지만 노트북 같은 2차원 화면으로 영상 통화를 하면 불편한 점이 여간 많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머지않아 VR·AI 기술을 일상적으로 활용하면서 훨씬 실감 나게 의사소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이스북은 2018년 99달러짜리 영상 통화용 디스플레이 ‘포털’을 미국·영국·인도 등에서 출시했지만 한국에선 아직 출시 계획이 없다.

기술 혁신과 부작용에 대한 질의응답도 있었다. 슈뢰퍼 CTO는 “3년 전만 해도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페이스북이 혐오 표현을 미리 잡아내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제는 AI가 문제 있는 표현의 95%를 걸러낸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다국어 번역 모델’은 100개 언어를 번역해 내용을 파악하고 위험한 표현을 걸러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슈뢰퍼 CTO는 인간 직원들의 모니터링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AR 글래스를 끼고 민감한 문제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슈뢰퍼 CTO는 “AI 기술이 아무리 향상돼도 관련 인력을 크게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에만 의존할 수 없는 민감하고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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