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의자는 허리 곡선 받쳐주면 좋아요, 자세 교정기는 오래 쓰면 해로워요

중앙일보

입력 2021.02.0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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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질환 막는 올바른 좌식 생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재택근무를 하거나, 여가에도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게 일상이 됐다. 이렇게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 주로 앉아서 지내는 생활 방식은 건강에 해롭다. 지난해 11월 세계보건기구(WHO)는 ‘브리티시 스포츠 의학저널’ 특별판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은 사망 위험이 커지므로 매일 30분 정도 중간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할 것’을 권고했다. 그래야 좌식 시간에 따른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운동이 힘들면 계단 오르기, 반려동물과 활발히 놀기 같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식 생활 습관은 사망의 주요 위험 요인 중 4위다. 우리나라 성인은 하루 평균 8.3시간을 앉아서 생활한다. 5명 중 1명은 12시간 이상 앉아 있다(국민건강영양조사, 2018). 장시간의 좌식 생활이 가져오는 다양한 문제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한 좌식 생활의 지혜를 짚어본다.

좌식 습관은 사망 위험 요인 4위
성인 하루 평균 8.3시간 앉아 생활
코로나 후 고혈압·당뇨병 주원인

문제점 

신체 활동 부족에 따른 대사 질환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는 건 그만큼 활동량이 적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장시간 좌식 생활이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이런 대사 질환은 주요 사망 원인인 심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다. 지난해 11월 유럽심장학회(ESC) 교수진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가 고혈압 환자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이 2019~2020년 입원한 응급 환자의 고혈압 유병률을 조사했더니 고혈압 유병률은 2019년 17.5%에서 2020년 23.8%로 증가했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체중이 증가한 것 등이 고혈압 환자 증가와 연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국제학술지 ‘내분비학 프런티어’에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람들의 신체 활동이 35% 감소하고 앉아 있는 시간이 28.6% 증가하면서 세계적으로 당뇨 환자가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팬데믹 초기 몇 개월간의 신체 활동 감소로 인해 세계적으로 연간 1100만 명 이상의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170만 명이 넘는 사망 사례를 초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혈액순환 원활하지 못해 혈전 위험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은 혈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하체와 상체를 오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다리가 붓거나 저린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하지 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심부정맥 혈전증’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각 장기를 순환한 후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통로인 정맥 중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겨 혈액의 흐름을 막는 질환이다. 심부정맥 혈전증의 합병증은 혈전이 혈관을 돌아다니다가 다른 혈관을 막는 색전이다. 혈전이 심장을 통해 폐로 가는 동맥을 막아 발생하는 것이 폐색전증이다. 장시간의 좌식 근로로 인한 폐색전증이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사례도 있다.

척추에 부담 줘 허리·승모근 통증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각종 근골격계 통증을 유발하기 쉽다. 대부분의 근골격계 통증은 미세한 손상이 쌓이면서 발생한다. 예컨대 서 있을 때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100이면 앉아 있을 땐 160 정도의 부하가 걸린다. 이 때문에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 통증이 생긴다. 바른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머리가 몸통보다 앞으로 나오는 거북목 자세 때문에 뒷목이 아프고, 목과 어깨를 연결하는 승모근에도 통증이 생긴다.

솔루션

1 팔걸이 있고 등 받쳐주는 의자 사용

허리

허리

건강하게 앉아서 생활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좋은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좋은 의자의 기준은 본인의 체격에 맞는 의자다. 의자 높이는 엉덩이를 깊숙이 넣어 앉았을 때 발바닥이 땅에 모두 닿고 편안함을 느끼는 정도가 좋다.

또 허리 뒷쪽에 곡선으로 들어간 요추 전만을 유지해 주는 의자가 좋다. 요추 전만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의자의 등받이가 너무 낮지도 않아야 한다. 등까지 받쳐주는 게 좋고, 더 나아가 목까지 받쳐주는 의자면 좋다. 팔걸이도 있어야한다. 팔걸이도 있어야 한다. 팔을 편하게 늘어뜨려 팔걸이에 올려놓았을 때 팔이 편안하게 쉴 수 있어야 한다.

2 의자 대신 짐볼 활용하거나 발목 펌프 운동

앉은 자세에서도 활동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수시로 다리를 올려주는 간단한 동작을 반복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발목 펌프 운동을 해준다. 발목 펌프 운동은 무릎을 편 상태에서 발목을 위로 올렸다 내리는 동작이다.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앉아 있는 동안 적극적으로 칼로리를 소모하고 싶으면 짐볼을 의자처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짐볼 위에서 균형을 잡고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된다. 병원에서는 짐볼을 재활 치료에 활용한다. 굳은 허리 근육을 이완시켜 허리뼈 관절의 운동 범위를 넓히는 데 효과적이다. 단, 15세 이하거나 65세 이상이면 자칫 균형을 못 잡고 낙상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

3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추고 허리는 곧게 

허리

허리

앉아 있을 때 강조되는 것이 바른 자세다. 바른 자세는 근골격계가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무리를 덜 받는 자세를 말한다. 컴퓨터를 쓸 때 자판은 최대한 몸쪽으로 당겨 팔꿈치가 몸통 옆에 오게 한다.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춘다. 스마트폰은 눈높이 가까이까지 올려 고개를 내리지 않고 시선만 내려보면서 사용한다. 허리는 지면과 수직이 되게 세운다.

 바른 자세를 위해 자세 교정기를 장기간 사용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세 교정기는 목·허리 통증이 심할 때 단기적으로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교정기를 3개월 이상 쓰면 근육이 일을 하지 않아 오히려 퇴화할 가능성이 있다. 바른 자세를 취하면서 배의 속 근육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4 50분마다 제자리 걷기 하거나 스트레칭

허리

허리

50분 앉아 있었으면 10분은 일어나 움직이는 게 좋다. 아무리 좋은 자세라 해도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힘을 받는 뼈 주변의 근육·인대·관절이 굳어 통증이 생긴다. 스트레칭 동작을 익히는 것도 도움된다. 키를 잴 때처럼 벽에 등을 대고 선 뒤 엉덩이·어깨·뒤통수를 벽에 붙인다. 그다음 목을 좌우로 크게 움직여 준다. 앉은 상태에서 목만 뒤로 젖히는 자세는 단순히 목뼈만 움직이는 것이라 효과가 별로 없다.

 좀 더 적극적으로 서 있는 시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책상을 교체할 계획이 있다면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책상으로 바꿔 보는 것을 권한다. 서 있으면 다리 근육에 힘이 들어가 혈관이 수축·이완하므로 혈액순환 등 대사 활동이 활발해진다.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져 운동하는 효과도 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도움말=김민욱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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