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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도 0003…'YS 42년 보좌' 이원종 前 정무수석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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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전 정무수석. 변선구 기자

이원종 전 정무수석. 변선구 기자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42년간 보좌했던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31일 별세했다. 82세.

강원도 삼척 출신인 이 전 수석은 경복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1960년 4·19 학생의거에 동참했고, 73년 당시 신민당 후보로 출마한 이모부 김명윤 전 통일민주당 총재의 선거를 돕기도 했다. 그는 65년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사업을 하다 72년 신민당에 입당했다. "10월 유신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고 과거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76년부터는 YS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던 경복고 후배 김덕룡 전 의원 권유로 YS의 공보비서를 맡았고, 군사정권 내내 YS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80년 정치규제를 받기도 했지만 4년 뒤 해금됐다.

1993년 12월 23일 김영삼 대통령 수석비서관 임명장 수여식. [중앙포토]

1993년 12월 23일 김영삼 대통령 수석비서관 임명장 수여식. [중앙포토]

12~14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던 고인은 93년 YS 대통령 당선 뒤 공보처 차관을 거쳐, 97년 2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사단법인 우리누리 이사장, 동안이승휴사상선양회 이사장, 인하대·명지대 초빙교수, 한양대 석좌교수 등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YS가 서거한 2015년까지도 상도동계의 일원으로 YS의 곁을 지켰다. 생전 전화번호 끝자리 번호도 YS의 이름 '영삼'을 네 자리로 바꾼 '0003'일 정도였다.

이 전 수석은 생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아 첫 출근을 해보니 내 방 전화번호가 '0003'이었다"며 "결국 나는 어른(YS)을 못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86년 서울 화곡동 자택으로 이사하면서 집 전화번호 끝자리를 이렇게 바꾼 뒤, 휴대전화를 처음 만들 때도 이 번호로 개통했다고 한다.

유족으론 부인 이봉숙 여사, 장녀 신원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이고, 발인은 2월 3일 오전 8시다. 장지는 경기 포천 예례원.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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