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집단감염 사태에도…'교도소 의료 예산' 되레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1.31 17:29

업데이트 2021.01.31 18:35

지난해 12월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시작돼 전국 교정시설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도 올해 교정시설의 전염병·의료 관련 예산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국회 제출 자료 입수

올해 교도소 의료 예산 전년비 1.4억 삭감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왼쪽 세 번째) 등이 지난 28일 첫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31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법무부의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교정시설 내 집단감염 사태에도 법무부는 의료 관련 예산을 소폭 감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뉴스1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왼쪽 세 번째) 등이 지난 28일 첫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31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법무부의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교정시설 내 집단감염 사태에도 법무부는 의료 관련 예산을 소폭 감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뉴스1

31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최근 법무부의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염병 및 의료 등에 관한 예산은 111억4400만원이다. 지난해 (112억8800만원)보다 1억4400만원 감소했다. 수용자 치료비, 의약품 구입비, 건강검진비 등으로 구성된 이 예산은 2019년엔 108억6300만원이었다. 매년 지적된 교정시설 의료 처우 개선을 위해 지난해 4억2500만원 증액된 결과였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교정시설 내 수용자 의료 처우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는데도 관련 예산이 올해 다시 감액된 것이다.

고질적인 교정시설 내 의료인력 부족 현황도 확인됐다. 최근 3년간 의무관·약무 사무관·간호사가 모두 정원 미달 상태였다. 지난해 기준 의무관이 한 명도 없는 교정시설은 4곳(강원북부·평택·정읍교도소, 논산지소)이다. 약무 사무관이 전무한 곳은 전체 교정시설 53곳 중 75.5%(40곳)에 이르렀다. 매년 부족한 의료 인력은 공보의 충원으로 간신히 메우는 상황이다.

실제 지급 마스크, 구입한 마스크보다 크게 적어 

법무부는 지난 30일 서울동부구치소에 대한 14차 전수검사 결과 "직원 1명 미결정을 제외하고 직원 및 수용자가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6일 서울동부구치소 입구 모습. 연합뉴스

법무부는 지난 30일 서울동부구치소에 대한 14차 전수검사 결과 "직원 1명 미결정을 제외하고 직원 및 수용자가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6일 서울동부구치소 입구 모습. 연합뉴스

법무부 내에서도 마스크 구입 단가는 제각각이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지난해 12월 29일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마스크 구입 예산이 부족했다는 점을 들며 “KF94 마스크는 장당 가격이 온라인은 720원, 오프라인은 1387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법무부 산하 소년원 등 소년보호기관이 밝힌 KF94 마스크 구입 단가는 971원, 치료감호소가 밝힌 KF94 마스크 구입 단가는 약 759원이었다.

이 같은 단가에 따라 소년보호기관은 약 1억263만원의 예산으로 총 10만5667매의 KF94 마스크를 구입했다. 치료감호소는 약 3613만원을 들여 KF94 마스크 4만7620매를 확보했다.

실제 지급된 마스크 매수는 구입한 마스크보다 크게 적었다. 지난해 교정시설이 구입한 KF 마스크 263만7973매 중 지급된 건 71.6%(188만9518매)에 불과했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교정시설 등의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마스크 구입량을 크게 늘린 결과일 수도 있다. 법무부 관계자도 “지난해 11~12월에 집중적으로 구입한 데다 순차적으로 지급하다 보니 구입 시점과 지급 시점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8일 방문한 서울동부구치소에 삼남 아세트아미토펜, 신속진단키트, 마스크 등 수용자 방역물품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8일 방문한 서울동부구치소에 삼남 아세트아미토펜, 신속진단키트, 마스크 등 수용자 방역물품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소년보호기관의 경우도 KF94 마스크 지급률이 구입 매수 대비 53.9%(5만6904매)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KF94 마스크를 단가 283원인 덴탈 마스크(9만3280매)보다 많이 확보하고도, 정작 덴탈 마스크(7만2907매)를 더 많이 지급했다.

치료감호소는 KF94 마스크 지급률이 66%(3만1439매)로 소년보호기관보다 높았지만, 수용된 환자에게 지급된 마스크 수는 360매에 불과했다. 환자들에겐 KF마스크보다 방역 효과가 낮은 덴탈 마스크(3만2500매)가 주로 지급됐다. 질 좋은 마스크 수급의 혜택이 치료감호소 직원에게만 돌아갔단 지적이 나온다. 다만, 지난 1~8일 신규 구입한 KF94 마스크 3만8400매 중 환자에게 8160매를 지급하는 등 일부 개선은 이뤄지고 있다.

교정시설 직원에 마스크 1일1매 준다더니…실제론 주 3매   

법무부가 지난 20일 낸 보도자료의 내용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해당 보도자료에는 “교정시설 직원 및 전 수용자에게 매일 KF94 마스크 지급 및 착용 의무화”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1년 구매·지급 계획’에는 수용자에겐 KF 마스크를 1일 1매 지급하고, 교정공무원에겐 KF 마스크를 주 3매 제공한다고 적혀 있다.

이와 관련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교정시설 직원에게 주 3매 제공하는 게 맞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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