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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 보면 때리고 싶다" 강남역 뒤통수 폭행男 황당 진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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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모르는 여성들에게 다가가 뒤통수를 때려 구속된 20대 남성이 범행 이유로 여성에 적대적인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A씨(20대 후반)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하며 수집된 증거, 재범의 위험성 등을 종합해 보면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뚜렷한 소득이 없는 취업준비생인 A씨는 이달 초부터 강남역 인근에서 길을 걸어가던 30~40대 여성 4명의 뒤통수를 손으로 치고 도망간 혐의를 받는다. 피해 여성들은 A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으며 범행 시간대도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조사 결과 그는 정신병력이 없었고 범행 당시 술을 마신 상태도 아니었다.

체포 이후 A씨는 범행 동기에 관해 “여자만 보면 때리고 싶다”고 설명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경찰은 현장 CCTV 등을 분석해 A씨가 실제로 여성을 대상으로만 범행을 벌였는지 확인하고 있다.

2016년에도 강남역 인근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일어나 여성혐오 범죄에 관한 논란이 일었다. 김모씨는 2016년 5월 17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부근 한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모르는 여성을 흉기로 살해했다. 김씨는 1차 경찰 조사에서 “여자들이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또 김씨가 화장실에 30여분간 숨어있으면서 7명의 남성은 지나쳤지만 마지막으로 들어온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사실도 밝혀졌다. 이른바 ‘강남역 살인 사건’이다.

하지만 당시 경찰과 검찰은 여성혐오 범죄는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으로 저지른 범죄는 맞지만 김씨가 조현병 환자로, 정신질환에 기인한 범죄로 판단했다. 김씨는 지난 2017년 징역 30년형을 확정받았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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