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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코로나 중국 기원설 진상규명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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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코로나19 기원설 조사,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규제 등 대중 압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바이든의 백악관이 앞장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의 ‘중국 때리기’ 기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트럼프 이어 바이든도 중국 압박 #블링컨 국무부 장관, 취임회견서 #“인권침해 대응…기후문제는 협력”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은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설에 대해 강력하고 명확한 국제 조사를 원한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중국에서 나온 잘못된 정보가 우려스럽다”며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간 경위를 끝까지 조사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해 발표할 관련 보고서도 꼼꼼히 평가하겠다”며 “이를 위해 별도의 자원을 투입하고 동맹국과 지속해서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WHO는 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초기 창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으로 국제조사팀을 파견했으며, 조사팀은 2주 격리를 마치고 이번 주말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다. 하지만 AP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조사팀의 방문은 승인했지만 증거 수집이나 유족과의 대화는 허용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부실하게 대응하고 정보를 은폐해 세계적 대유행을 초래했다고 비판했으며 중국은 이를 부인해 왔다.

화웨이와 관련해 사키 대변인은 “신뢰할 수 없는 공급 업체가 만든 통신장비는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미국 통신망이 신뢰할 수 없는 공급 업체의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네트워크 보호를 위해 동맹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 지명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블랙리스트’에 계속 올릴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아 궁금증을 불렀다. 그러자 백악관이 나서 트럼프 행정부 당시의 반(反)화웨이 기조를 앞으로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날 취임 뒤 첫 기자회견을 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을 상대로 집단 학살이 자행됐다고 판단한다”며 중국의 인권침해에 눈 감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경쟁적인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협력적인 면도 있다”며 기후 문제를 대표적 협력 대상의 사례로 들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과 관련해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지역 질서를 어지럽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추이 대사는 전날 한 온라인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경쟁자나 가상의 적으로 보는 것은 심각한 오류”라며 "이에 근거해 정책을 수립하면 중대한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과 관련, "미국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중국의 레드라인에 도전하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양국이 협력하면 서로 이롭다”며 협력 사례로 한반도 문제와 이란 핵합의를 들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서울=이민정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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