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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약진에…삼성SDI, 매출 11조 사상 최대

중앙일보

입력

삼성SDI의 주력 상품인 소형리튬 2차전지 배터리. [사진 삼성SDI]

삼성SDI의 주력 상품인 소형리튬 2차전지 배터리. [사진 삼성SDI]

삼성SDI가 전기차 확산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관이 전신인 삼성SDI는 전자재료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2010년 무렵부터 배터리를 주력 사업으로 회사를 탈바꿈했다.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가총액 순위가 7위(약 52조4000억원)까지 뛰어올랐다. 시총만 놓고 보면 현대차(약 51조원)보다 한 단계 높다.

28일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은 11조2948억원, 영업이익은 671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1.9%,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45.2%) 증가한 수치다. 삼성SDI의 연간 매출이 11조원을 넘은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부문(소형, 중대형 포함)은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334.8% 증가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납품하는 소형 배터리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 사업 실적을 개선한 덕분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다만, 시장에서 기대했던 지난해 4분기(10~12월) 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흑자 전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SDI 배터리를 납품받은 BMW와 포드가 최근 시정조치(리콜)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상무는 "자동차 전지 고객사의 품질 이슈와 관련해 원인 규명이 명확하게 되지 않았지만, 충당금을 설정했다"면서도 "충당금을 제외하면 자동차 전지 사업의 수익성 개선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올 1분기(1~3월)에는 차량용 배터리 사업에서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올 하반기(7~12월)에는 차세대 배터리 제품인 '젠 5'를 양산해 BMW, 폴크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메이커에 납품할 계획이다. 삼성SDI에 따르면 젠5는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밀도가 20% 높지만, 원가가 20%가량 낮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역시 삼성SDI의 공략 대상이다. 현대차는 SK이노베이션에서 1차 물량, LG화학과 중국 CATL에서 2차 물량을 받기로 결정했고, 조만간 3차 물량 공급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캔형·원통형 배터리를 제작했던 삼성SDI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선호하는 현대차와의 거래에서 매번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캔형 배터리에 파우치형 기술을 일부 도입하기도 했다. E-GMP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기 때문에 기존 차종과 비교하면 파우치형이든 각형이든 호환성이 비교적 높다. 내연기관 차량의 트렁크를 개조해왔던 방식을 쓰지 않고, 차량 바닥 부분에 배터리를 탑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 현대차]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 현대차]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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