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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 학생은 '만족', 학부모는 '불만족'…"학습격차 커져"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달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원격으로 진행된 학교 수업에 대해 학부모의 만족도가 교사·학생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교사가 직접 만든 콘텐트를 활용한 수업이 반응이 좋았는데, 교육부는 이를 지원해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로 했다.

교육부는 28일 ‘2020년 2학기 원격수업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전국 초·중·고 교사 약 3만 명, 학생 약 30만 명, 학부모 약 42만 명이 온라인에서 응답한 내용이다.

학생 81% ‘원격수업 만족’ 학부모는 42%가 ‘불만족’

2학기 학교 원격수업에 만족한 학생은 81%에 달했으나(‘매우만족’ 25.5%, ‘대체로 만족’ 55.5%) 만족한 학부모는 60%가 채 되지 않았다(‘매우 만족’ 3.8%, ‘대체로 만족’ 53.9%). 원격수업에서 학습 피드백이나 학습 격려, 상담 등 교사와의 소통이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한 비율도 학생(9.2%)보다 학부모(21.9%)에서 많았다.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설문조사 자료.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설문조사 자료.

원격수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교사〉학생〉학부모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원격수업을 활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교사의 69.2%가 그렇다고 답했다. 학생들도 절반 이상(56.7%)이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학부모 중에선 원하는 사람(28.4%)보다 원치 않는다는 사람(71.6%)이 더 많았다.

교사 68%·부모 63% “원격수업으로 격차 벌어져”

원격수업으로 벌어진 학습격차에 대해선 교사와 학부모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원격수업이 학생 간 수준 차이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교사의 68.4%, 학부모의 62.8%가 그렇다고 답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교사·학부모·학생들 모두에게 반응이 좋았다. 교사들은 세 가지 수업형태(실시간 쌍방향·콘텐츠 중심·과제수행 중심) 중 실시간 쌍방향이 학생들에게 가장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4점 척도 중 3.02점). 학부모도 가장 도움이 된 수업형태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꼽았다(4점 척도 중 2.7점). 특히 학부모는 앞으로 개선점을 묻는 질문에서 ‘쌍방향 화상 보충지도가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12.7%)이 교사(2.9%)의 네 배였다.

교육부 설문조사 자료.

교육부 설문조사 자료.

학생들도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도움이 된다고 했지만(4점 척도 중 3.01점), 교사가 직접 만든 콘텐트 활용 수업(3.09점)도 좋다고 했다. EBS 등 미리 제작된 콘텐트 수업(2.92점)은 상대적으로 반응이 저조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같은 때에도 공부할 수 있다’는 점 외에 ‘조용하고 편안해서(33%)’ ‘이해가 안되면 반복학습 할 수 있어서(18.6%)’ ‘맞춤형 학습이 가능해서(4.5%)’ 원격수업이 좋다고 했다.

교육부 “실시간 쌍방향 늘리고 제작 콘텐트 지원” 

교육부는 28일 올해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겠다고 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혹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포함한 혼합형 수업을 늘리고, 교사가 더 많은 자체 제작 콘텐트를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교사가 공공기관의 개방형 교육자료를 기반으로 수업자료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올해 8월부터 개통하기 위해 3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현직교원 대상 원격수업 연수를 늘리고, 수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 대상 사업과 범교과 학습주제 등도 축소·조정한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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