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입 벌릴 때 ‘딱딱’ 턱관절 장애, ‘거북목’에 많아

중앙일보

입력 2021.01.28 11:00

[더오래]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25)

코로나19가 범유행하면서 심리적으로 불안과 위축을 주는 ‘코로나 블루’가 확산하고 있다. 우리는 이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도 모르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마스크,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지키기는 물론이고 대면 모임을 최소화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상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전보다 실내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늘어났으며, 차가운 겨울 날씨에 집에서 웅크리고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거기에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이전에는 상상도 못 하던 변형 교육과 근무상황까지 겹쳐 당연히 누구나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스마트폰으로 뉴스검색이나 게임, 지인과 SNS를 즐기는 시간도 이전보다 당연히 훨씬 늘었다.

그러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앞으로 나오고 어깨와 등이 굽는 기형적인 자세가 만들어진다. 화면을 보려고 앞으로 내밀고 계속 숙이고 있게 되면 그 각도에 따라 정상적으로 자세를 하고 있을 때 보다 3~4배 이상의 두개골 무게가 목에 집중적으로 전달된다고 한다.

이러한 자세가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커브를 그리면서 무게가 분산되는 목뼈의 형태에서 소위 ‘거북목’이라고 불리는 형태로 바뀌게 된다. 이는 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생활습관이 발병 원인의 90%를 차지한다. 웅크린 자세를 오래 유지하거나 등을 구부정하게 있는 자세, 과하게 높은 베개를 베고 잠자는 자세로도 발병한다. 이런 상태가 개선되지 못하고 계속되면 주변 근육에 만성적인 문제까지 일으켜 목과 어깨, 허리에 통증이 생기게 된다.

우리는 입을 벌리고 닫는 일을 하루에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하고 있어 턱에 크고 작은 이상이 생기기 쉽다. [사진 pxhere]

우리는 입을 벌리고 닫는 일을 하루에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하고 있어 턱에 크고 작은 이상이 생기기 쉽다. [사진 pxhere]

거북목이 원인이 돼 턱관절 장애를 겪는 사람이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턱관절 장애 환자가 4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

턱관절은 두개골 중 위턱에 붙어있는 측두골과 아래턱 간에 이루어지는 관절이며 공식적으로는 ‘측두하악관절’이라고 한다. 관절 상부는 오목한 형태를 가지고 있고, 하부 하악골의 둥그런 과두 부분이 마치 레고처럼 상부 측두골의 오목한 부위에 끼어 있다. 근육과 인대가 턱관절의 위치를 유지해주며 그 주위를 관절낭이라는 물풍선 같은 구조가 둘러싸 보호하고, 윤활액으로 관절을 원활하게 움직이게 하는 다소 복잡한 구조다. 턱관절 안쪽의 뼈와 뼈 사이에는 완충 역할을 하는 연골도 끼어 있다. 이것을 통상 ‘디스크’라고 부르며 입을 벌리고 닫을 때 뼈끼리 부딪치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는 말을 하고, 음식을 먹고, 노래 부르고, 하품도 하고, 어이가 없거나 감탄할 때 입을 벌리고 닫는 일을 하루에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이 하고 있어 턱에 크고 작은 이상이 생기기 쉽다. 이 부분에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다른 관절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초기 이상이 있어도 느끼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일 신경이 많이 분포했다면 자주 입을 여닫을 때 크고 작은 통증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즐겁게 식사하거나 말을 하는 것이 힘들어지므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 신경 분포가 적다는 것이 다행이기도 하지만 병을 늦게 발견해 키우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턱관절을 이루고 있는 뼈 중 위쪽 오목한 뼈는 두개골의 다른 머리뼈들과 긴밀하게 붙어 있다. 반면, 아래쪽 하악골은 근육과 인대에 의해 매달려 있어 다른 관절에 비해 가동 범위가 넓어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당연히 평소에 턱을 손으로 자주 괴는 반복적인 습관이나 ‘거북목’ 같은 자세가 문제가 된다.

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꽉 악무는 때가 생긴다. 그런 반복되는 습관으로 인해 턱관절의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가 매우 강한 압력을 받게 되면 아래턱의 관절부위(과두)가 디스크를 밀어내거나 닳게 만들어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딱딱’ 소리가 나거나 ‘사각사각’ 갈리는 소리가 날 수 있다. 더 심해지면 통증을 동반하고, 심지어 과두가 관절을 빠져나와 ‘턱이 빠지는’ 현상도 일어날 수 있다.

평소에 턱을 손으로 자주 괴는 습관이나 '거북목' 같은 자세가 문제가 된다. 턱관절 장애를 겪는 많은 사람이 '거북목' 상태이기도 하다. [사진 photoAC]

평소에 턱을 손으로 자주 괴는 습관이나 '거북목' 같은 자세가 문제가 된다. 턱관절 장애를 겪는 많은 사람이 '거북목' 상태이기도 하다. [사진 photoAC]

턱관절이 몸의 다른 관절과 다른 것 중 또 하나는 좌·우의 관절이 따로가 아니라는 점이다. 팔이나 다리 등의 관절은 한쪽을 움직인다고 다른 쪽을 꼭 함께 움직일 필요가 없지만, 턱관절은 좌·우 관절이 하나의 턱뼈에 붙어있기 때문에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함께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한쪽 턱관절에 이상이 있을 때 바로 잡아주지 않으면 하나로 연결된 반대편 턱관절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턱관절은 두통을 동반할 수 있는 신경과도 연결돼 있다. 턱관절 질환이 지속되면 두통을 호소하고, 연결된 뇌 신경의 중추성 흥분으로 어지럼증이나 이명까지 야기되므로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턱을 움직이거나 이를 악물 때 턱관절 부위와 소리가 나거나 걸리는 불편한 느낌, 옆머리 쪽에 두통이 느껴질 경우 턱관절 장애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검사와 치료를 받길 권한다.

턱관절 장애 치료는 수술보단 비수술적 치료가 많다. 관절이기 때문에 정형외과나 한의원을 방문해야 하나 생각하기 쉽다. 치과 에선 문진과 병력 조사를 조사해 인지행동검사, X선·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측두 하악 장애검사, 뇌 신경 검사, 두통 검사, 심리 검사를 진행해 턱관절 장애의 정도를 파악한 후에 그 정도에 따라 물리치료, 인지행동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을 선별해 진행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 턱관절 안정화 장치나 주사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정확한 진단 없이 스스로 자가 진단하거나 전문적이지 않은 곳을 찾아가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으므로 꼭 전문의 소견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분당예치과병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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