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선교회 합숙 6세도 확진…13세 이하만 50명 걸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1.28 05:00

업데이트 2021.01.28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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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확진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확진자들이 치료 센터로 향하는 이송 버스에 오르고 있다. 이곳에서는 120여명이 합숙 생활을 하다가 11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확진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에서 확진자들이 치료 센터로 향하는 이송 버스에 오르고 있다. 이곳에서는 120여명이 합숙 생활을 하다가 11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연합뉴스

정부가 초등생 등교 개학 방침을 밝힌 가운데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미인가 대안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은 어린이 집단감염이 터졌다.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감염 사실을 모른채 지역사회를 활보하다 ‘n차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9세 이하 학생 77명 무더기 확진 

중앙방역대책본부·광주광역시에 따르면 27일 0시 기준 광주 광산구 TCS국제학교 누적 확진자는 110명에 달한다. 학생이 77명으로 가장 많다. 나머지는 교직원 25명, 교인 7명 등이다. IM선교회 산하 미인가 대안 교육시설인 이 학교는 합숙형태로 운영됐다. 전체 합숙생은 97명, 이 중 79.4%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된 학생의 연령대별로 보면 13세 이하 어린이가 50명으로 가장 많았다. 최연소가 6세다. 이어 14~16세 24명, 17~19세 이하 3명이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단일시설에서 이렇게 10대 환자가 쏟아진 경우는 전무했다. 광산구 TCS국제학교는 앞서 광주 북구 ‘TCS에이스 국제학교’에 집단발병이 확인되면서 검사를 시행해 집단감염이 드러났다.

통제 허술한 광주TCS국제학교, 확진자 외출 시도. 연합뉴스

통제 허술한 광주TCS국제학교, 확진자 외출 시도. 연합뉴스

그간 무증상·경증 보고된 10대 환자 

그간 10대 코로나19 환자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무증상·경증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방역당국은 TCS국제학교도 무증상 환자에 ‘3밀’(밀폐·밀접·밀집) 환경이 바이러스를 키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TCS 국제학교 학생들은 광산구 장덕동 원룸 14개, 광산구 진곡산단 원룸 7개를 숙소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방에 3~6명이 머물렀다. 최대 11명까지 한방에서 숙식을 해결했다는 게 광주시 설명이다. 당국은 대면수업·예배 등도 함께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금까지 파악된 IM 선교회 산하 교육 관련 시설은 전국 11개 시·도, 26곳이다. 등록된 학생·교직원 등은 841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310명이 확진됐다. 권역별로는 대전 본부(누적 환자 176명), 광주(125명), 경기(9명)이다. 다행히 지역사회 내 ‘n차’ 전파 의심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방대본 관계자는 “현재 대전과 광주·경기 지역 간 역학적 관련성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TCS 국제학교 앞에서 27일 오후 한 시민이 '안전 고깔(라바콘)'을 확성기 삼아 시설 운영 주체인 종교단체에 항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TCS 국제학교 앞에서 27일 오후 한 시민이 '안전 고깔(라바콘)'을 확성기 삼아 시설 운영 주체인 종교단체에 항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등교수업 목전에 두고 터진 10대 집단감염  

TCS국제학교 발(發) 집단 감염 여파로 새 학기 등교수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전날(26일) 유치원·초등 저학년부터 등교수업을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등교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그러면서 설 연휴 이후 확진자가 늘더라도 등교개학 일정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확진 아동·청소년 가운데 학교를 통해 감염된 사례는 2% 정도에 불과하다. 학교 폐쇄로 얻는 이익은 제한적이고 사회적인 피해는 크다”고 분석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10대 감염 불씨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라 학부모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학부모 이모(42·여)씨는 “아들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학교에 보냈다가 집단 감염이라도 터지면 어쩌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밀’의 TCS국제학교와 일반 학교의 환경은 다르다”면서도 “학교 안에서 ‘마스크 쓰기’ 등을 철저히 지켜 감염원인을 끊어야 한다. 특히 (턱스크가 되지 않도록) 유치원생·저학년의 경우 교사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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