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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9월 정기공채 계속…대기업 절반은 “수시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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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는 “매년 상·하반기 계열사별로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진행해왔다. 현재 채용방식의 변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과 9월 두 차례 걸쳐 신입사원 수천 명을 선발했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정기 공채를 진행할 것으로 회사 안팎에서 보고 있다.

SK·LG 등 10대 그룹도 ‘수시’ 전환 #롯데·포스코·GS·신세계, 정시 유지

삼성은 2017년부터 그룹 공채 대신 계열사별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취업 준비생이 입사를 원하는 계열사에 지원서를 내면 그룹 공통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거쳐 회사별로 면접 전형을 치르는 방식이다.

통상 GSAT는 한국과 미국의 7개 도시에서 동시에 치렀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온라인 GSAT 전형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0대기업채용방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10대기업채용방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요 대기업은 5~6년 전만 해도 그룹 차원에서 정기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했지만 점차 계열사별 채용으로 바꾸는 추세다. 국내 10대 그룹 중 정기 공채(인턴 공채 포함)를 유지하는 곳은 삼성·롯데·포스코·GS·신세계 등이다.

취업정보 사이트 인크루트는 7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지난 5일 내놨다. 설문에 응한 기업 중 절반가량(49.9%)은 “수시채용으로 뽑겠다”고 답했다. “공채를 하겠다”는 기업은 30.1%였다. 올해 상반기 수시채용 계획이 있는 대기업은 36.3%였다. 2018년(11.8%)과 비교하면 수시채용을 하는 대기업 비율은 세 배가량으로 늘었다.

LG그룹은 지난해 공채 폐지를 발표하면서 “경영 환경과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인재를 즉시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채용제도가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특정 시기에만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기수를 부여하는 공채 제도는 순혈주의·배타주의로 이어져 조직의 다양성과 변화 대응력을 떨어뜨린다”며 “갈수록 업무가 전문화·세분화하는 기업 환경을 고려하면 공채 폐지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이유는 채용인원 감축과 검증받은 경력직 선발”이라며 “(대기업 공채 폐지는) 단기적으로는 청년 실업률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병태 KAIST 경영학과 교수는 “공채 폐지와 수시채용 도입은 글로벌 기준으로 채용시장 정상화”라며 “저성장과 글로벌 인재 공급 등 시대적 변화에 맞춰 수시채용을 도입하는 것이 기업 성장에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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