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물러난 트럼프 탄핵안 상원으로…바이든 "통과 어려울 것"

중앙일보

입력 2021.01.26 17:21

미 역사상 네 번째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원에 전달됐다. 네 번 가운데 두 번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인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역사상 네 번째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원에 전달됐다. 네 번 가운데 두 번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인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상원으로 보냈다. 미국 역사상 네 번째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시작되는 것이다. 네 번 가운데 두 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인공이다. 이미 퇴임한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美 하원, 탄핵소추안 상원에 송부
"권력 이양에 개입…내란 선동"
퇴임한 대통령 첫 심판에 논란도
"민주당 내에도 컨센서스 없어"

미 하원 탄핵소추위원들이 25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를 기재한 탄핵 소추안을 전달하기 위해 상원으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난입한 국회의사당 원형 돔 아래를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 하원 탄핵소추위원들이 25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를 기재한 탄핵 소추안을 전달하기 위해 상원으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난입한 국회의사당 원형 돔 아래를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원 탄핵소추 위원 9명은 이날 오후 7시께 상원으로 건너가 탄핵소추안을 직접 전달했다. 소추위원단장인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민주당·메릴랜드)은 상원 본회의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를 기재한 탄핵소추안을 낭독했다.

미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장인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이 25일 상원 본회의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낭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장인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이 25일 상원 본회의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낭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제도의 무결성을 위협하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개입해 정부 기관 일부분을 위태롭게 했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신뢰를 저버리고 국민에게 피해를 줬다"고 소추 이유를 밝혔다. 이어 트럼프를 탄핵·파면하고, 공직 출마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원의 탄핵 심판은 26일 상원의원들의 배심원 선서로 시작된다. 지난 22일 상원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가 곧바로 심리를 시작하지 않고 2주 후로 연기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본격적인 심리는 2월 8일부터 열린다.

그 사이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장관 지명자 인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주요 법안을 처리할 기회를 주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방어를 준비할 시간을 주자는 취지다.

탄핵 심판은 형사재판 절차를 준용한다. 검사 역할인 하원 소추위원단은 소추안에 명시된 내란 선동 혐의를 주장하고 입증해야 한다. 재판장은 패트릭 레이히 상원의장 대행(민주당)이 맡는다. 헌법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의 경우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이같이 합의했다.

배심원인 상원의원들은 심리가 끝나면 표결로 유·무죄를 결정한다. 상원의원 3분의 2(67명) 이상이 동의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종 탄핵 파면된다.

민주당 의원 50명 전원에 공화당 의원 17명이 동조해야 유죄 평결이 내려질 수 있다. 현재로써는 가능성이 작다는 게 미국 정치권과 전문가 분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 심판이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CNN이 전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 탄핵 심판이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CNN이 전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탄핵이 통과되기엔 공화당 이탈표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CNN은 보도했다. 다만 탄핵 심판을 진행하지 않을 경우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반드시 일어나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지금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탄핵에 대해 한 가장 구체적인 발언이다.

지난해 1월 열린 첫 번째 탄핵 심판 때는 공화당 소속 밋 롬니 상원의원이 2개 혐의(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가운데 1개 혐의(권력 남용)에 대해 유죄라는 쪽에 투표하며 당론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민주당 내에서 탄핵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나오는 등 당내 컨센서스(의사 합치)가 없다고 미 공영방송 PBS가 전했다.

민주당 내 보수파로 분류되는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은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트럼프 탄핵 시도를 "경솔하다"고 비판해왔다.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상원이 진행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도 나온다. 공화당은 전직 대통령은 탄핵 심판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였던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은 탄핵 대신 수정헌법 14조를 발동해 트럼프의 향후 공직 출마를 막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수정헌법 14조는 공직자가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하거나 적에게 원조를 제공한 경우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아직 탄핵에 공개적으로 찬성하는 공화당 의원도,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도 나오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첫 번째 탄핵 심판은 종결까지 약 3주 걸렸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빨리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차 탄핵심판은 2개의 혐의를 다뤘으나 이번에는 혐의가 하나여서 쟁점이 단순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백악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백악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차 탄핵 사유가 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전화통화는 비공개였으나 이번에는 의회 난입 선동 혐의를 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이 공개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심리도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탄핵 때는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이어서 백악관 법률고문인 팻 시펄로니가 변론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본사를 둔 로펌 버치 바우어스를 선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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