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기 업체의 반격…조작설 제기한 줄리아니에 1조원대 소송

중앙일보

입력 2021.01.26 14:00

업데이트 2021.01.26 14:02

미국 대선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해 온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1조 원대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렸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전자개표기 회사인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은 25일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에 줄리아니 전 시장이 회사 명예를 훼손했다며 13억 달러(약 1조4000억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줄리아니 전 시장은 지난해 미 대선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도미니언사의 개표기를 물고 늘어졌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우편투표 용지를 들어 보이며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우편투표 용지를 들어 보이며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

줄리아니는 트위터에 "미국 표를 집계하는 데 외국 회사를 선택하는 것은 이상하다. 뭔가 잘못되지 않았나?"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도미니언 측은 "출발할 때는 캐나다 회사였으나,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뒤 현재는 완전히 미국 기업이 됐다"고 반박했다.

도미니언 측은 107쪽 분량의 고소장에서 줄리아니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회사의 명예가 실추된 것은 물론, 직원들이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또 줄리아니의 이런 주장이 트럼프 지지자들을 흥분하게 해 지난 6일 미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으로도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줄리아니는 미 의사당 난입 직전 열린 트럼프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어젯밤 사기꾼 같은 도미니언 개표기를 조사한 전문가 중 한 명이 마지막으로 집계된 10~15%의 표가 고의로 바뀌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잡았다"고 말했다. 개표기 조작으로 트럼프가 선거에서 졌다는 주장이다.

도미니언의 투표용지 스캐너 [AP=연합뉴스]

도미니언의 투표용지 스캐너 [AP=연합뉴스]

앞서 도미니언은 자사의 소프트웨어가 베네수엘라의 전 독재자 우고 차베스와 관련됐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선 캠프 측 변호사 시드니 파월에도 13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고소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도미니언 측은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미 개표기 회사인 도미니언은 개표 소프트웨어가 베네수엘라의 전 독재자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선 캠프 측 변호사인 시드니 파월(가운데)에도 13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트위터]

미 개표기 회사인 도미니언은 개표 소프트웨어가 베네수엘라의 전 독재자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선 캠프 측 변호사인 시드니 파월(가운데)에도 13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트위터]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한 줄리아니 측의 주장은 그간 여러 주의 법원에서 기각됐다.

도미니언 개표 장비를 사용한 조지아 주는 두 차례 재검표 과정을 통해 유권자들의 표가 정확하게 집계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 사이버보안청도 성명을 통해 지난해 대선을 '역사상 가장 안전하게 치러진 선거'라고 칭했다.

도미니언의 제품 전략 담당 이사가 자사 개표 시스템을 시연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미니언의 제품 전략 담당 이사가 자사 개표 시스템을 시연해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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