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우리가 매일 음식 먹고 숨 쉬어야 하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1.26 08:00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94) 

우리는 왜 매일 음식을 먹고 끊임없이 숨을 쉬어야 할까? 배가 고프고 숨이 차니까. 맞긴 한데 우답이다. 주된 이유는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성분의 공급과 활동할 에너지를 조달하기 위함이다. 그 내막을 따져본다.

매일 먹는 음식의 종류와 성분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5대 영양소(단백질·탄수화물·지방·비타민·미네랄)의 공급이다. 이 외의 성분에 다른 역할(배변 등)이 없진 않겠지만 실제 영양학적 측면에서는 먹어줄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함께 딸려 들어온 무수한 파이토케미칼(phytochemical) 즉, 식물성분은 다 소용없는 배설의 대상이 될 뿐 이를 처리하는 소화기관과 간만 고생이다. 개중에는 탈 난 부분을 바로잡는 약물 성분이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건강하지 못한 사람에게나 필요하다.

매일 먹는 음식의 종류와 성분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5대 영양소의 공급이다. [사진 pxhere]

매일 먹는 음식의 종류와 성분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5대 영양소의 공급이다. [사진 pxhere]

일단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지방은 지방산으로 소화되어 소장에서 흡수된다. 그러나 이들 영양소가 100% 소화되지는 않는다. 소화율에는 개인차가 심하고 음식의 종류와 조리방법에 따라서도 천차만별이다. 이들 영양성분은 혈액으로 들어가면 일단 각 조직(세포)에 배달되어 필요한 곳에 쓰인다. 먼저 체내 다른 성분의 합성을 위한 재료로, 나머지는 에너지를 내는 데 사용된다. 그래도 남아돌면 지방으로 변환되어 비축한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소화과정 없이 그냥 흡수되어 계속 반복 사용되다가 쓸모가 없거나 넘치면 쌓이지 않고 오줌으로 배설된다.

우리가 매일 음식을 먹는 주된 이유는 에너지의 산출을 위해서다. 먼저 포도당부터. 포도당의 분자식은 C6H12O6이며 숫자는 원소의 개수를 나타낸다. 여기서 탄소(C)와 산소(O)는 대사과정을 거치면 최종적으로 6개의 이산화탄소(CO2)로 되어 날숨으로 배출되고, 수소 12개는 들이마신 산소 6개와 결합하여 6분자의 물이 된다. 이때 포도당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ATP(adenosine triphosphate, 아데노신 3인산)에 저장되었다가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 쓰인다. 1분자당 32개 이상의 ATP가 나온다. 이 ATP는 일종의 소형배터리에 비유된다. 방전(?)되면 계속 재생(재충전)해 쓴다. 이 ATP의 재생을 위한 것이 바로 영양성분이다.

아미노산의 경우는 종류가 20여개나 되고 각기 분자량(크기)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에너지 산출량을 계산하기는 어렵다. 일단 아미노산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려면 아미노기(NH2)가 필요 없게 되어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떼어낸 아미노기는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간으로 이동하여 요소(urea)회로에 의해 무독한 요소(NH2CONH2)로 되어 오줌으로 배출한다. 나머지 탄소골격은 대사되어 에너지를 내놓고 탄소와 산소는 탄산가스로 변해 버려진다. 나오는 에너지는 ATP에 저장된다.

아미노산(단백질)의 가치가 어떤 의미에선 아미노기에 있는 것인데 에너지 대사에서는 이것이 버려진다는 것, 게다가 유리된 아미노기는 유독 할 뿐만 아니라 떼어내는데도 상당한 에너지까지 소모된다는 것 등이 아미노산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동시에 에너지도 많이 나오지 않아 가성비까지 낮다. 제거작업은 간이 하고 걸러내는 것이 콩팥이다. 그래서 이들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고단백질 식이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 에너지를 가장 많이 낸다는 지방(산)은 어떤가. 지방산은 극도로 환원된 물질이라서(수소가 많다는 뜻) 많은 에너지가 나온다. 자연계에 가장 많고 탄소수가 16개인 지방산, 팔미트산(palmitic acid)을 예로 들자. 이 지방산(C16H34O2)이 대사되면 129여개의 ATP를 내놓는다. 당연 탄소와 산소는 탄산가스로 변해 날숨으로 버려지고 수소는 산소가 받아 물로 변한다. 이렇게 많은 에너지가 나오므로 지방(산)을 고에너지 화합물로 친다.

결국 우리가 음식을 먹는 이유는 첫째가 신체성분의 합성재료를 공급하는 것이고, 둘째는 ATP의 생산을 위한 것이다. 그러면 하루에 필요한 ATP의 양은 얼마나 될까. 우리 몸의 세포 수는 보통 34조~37조 개 정도로 본다. 이들 세포는 1분에 무려 40g의 ATP를 소모한다. 1시간에 2400g, 하루에 약 58㎏이라는 몸무게에 버금가는 양을 쓴다. 시간으로 계산하면 세포 하나가 초당 약 1000만개, 하루에 8640억 개를 소비한다. 이 많은 ATP가 3대 영양소의 대사로부터 나온다. 활동 정도에 따라 물론 그 양은 달라지겠지만.

사람이 매일 음식을 먹는 주된 이유는 에너지의 산출을 위해서다. [사진 pixnio]

사람이 매일 음식을 먹는 주된 이유는 에너지의 산출을 위해서다. [사진 pixnio]

각종 영양성분에서 나온 에너지는 ATP에 있는 3개의 인산결합에 각각 7kcal 정도씩 저장된다. 이를 가수분해로 방출되는 에너지가 각종 반응에 쓰인다. 쓰고 나면 ATP는 인산이 하나 적은 ADP(adenosine diphosphate)가 되고, 가끔은 하나 더 잘려 AMP(adenosine monophosphate)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보통은 하나만 자르고 다시 재생해 쓴다.

하루에 쓰는 ATP의 총량은 58㎏ 정도라 했는데 실제 우리 몸속에 있는 총 ATP+ADP(비는 1000:1)양은 그 1천분의 1인 약 50g가량에 불과하다. 그래서 하루에 필요량 누적량을 채우려면 ATP의 재생이 계속 반복돼야 한다는 것. 실제 ATP 한 분자는 하루에 1000~1500번꼴로 재생(recycling)된다. 따라서 우리가 숨을 쉬는 것은 ATP의 재생을 위한 것이고 활동량이 많아져 숨을 헐떡거리는 것은 산소의 공급을 늘리기 위한 신체의 몸부림인 셈이다. 비유로 숨을 멈추는 것은 가전제품에 전기를 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럼 얼마만큼 숨을 쉬어야 가능할까. 649g의 포도당을 연소시키려면 683g의 산소가 있어야 한다. 부피로 따지면 478L나 된다. 이를 위해 우리의 허파는 1분에 7.5L, 하루 1만1000L의 공기를 들이마신다. 공기에 산소는 약 20% 정도 들어있다. 이 정도의 산소를 나르기 위해서는 최소 2395L의 혈액순환이 필요하다. 놀라운 양이다.

다음으로 우리가 하루를 살아가는 데는 얼마만큼의 영양성분이 필요할까. 포도당일 경우 1분자부터 32개 이상의 ATP가 나오므로 58㎏을 재생하려면 640g의 포도당이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매일 이같이 많은 양의 음식을 먹어야 살 수 있지만 실제는 단백질과 지방으로 공급하는 에너지가 따로 있기 때문에 꼭 그만큼은 먹을 필요가 없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매일 음식을 먹어야 하고 끊임없이 숨을 쉬어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ATP의 재생을 위해서다. 그런데 개중에는 하루에 이렇게 몇 끼를 먹는 것을 귀찮아하는 경우도 있을 법하다. 숨 쉬는 것은 자동이라 개의치 않지만 얼핏 많은 음식을 매일 먹어야 한다는 게 번거로워 알약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기대하는 사람도 있을 테다. 그건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불가능하다. 단 영양성분을 농축해 양은 줄일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간에 기별이 가지 않아 포만감이 덜할 텐데 만족할까. 먹는 것도 살아가는 보람이고 즐거움일 텐데 그러기를 모두가 바랄까.

부산대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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