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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바다의 약초 ‘감태’, 서산 관광자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새 길 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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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하반기에 설립돼 위생적이고 체계적으로 감태를 생산·가공·판매하고 있는 해품감태영어조합법인 가공시설 모습. [사진 중왕어촌계]

지난 2019년 하반기에 설립돼 위생적이고 체계적으로 감태를 생산·가공·판매하고 있는 해품감태영어조합법인 가공시설 모습. [사진 중왕어촌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해조류,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 바다의 약초’로 불리는 ‘감태’는 겨울철 해초 4총사인 김, 파래, 매생이와 더불어 ‘명품’ 해조류로 각광받았다. 일반 김과 달리 실처럼 가늘고 좀 더 밝은 연둣빛을 띠는데 바다 향이 짙고, 쌉싸름한 맛을 내는데 끝맛이 달다. 12월부터 3월까지 서해 일부 지역에서만 채취할 수 있어 희소성이 높다.

감태가 생산되는 최전방 첨병으로 서산 중왕마을이 꼽힌다. 세계 5대 청정 갯벌이자 국내 최대·최초 해양생물보호구역인 가로림만에 있는 어촌이다. 이에 서산시는 2019년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가 공모한 ‘어촌뉴딜300사업’에서 ‘감태로 풍요를 맹그는 중왕마을’로 76억원 규모 사업에 선정되며 감태 특화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맹정호(사진) 시장은 “가로림만 중왕항에서는 300t에 달하는 감태가 생산된다”며 “해안선 데크로 마련될 특화거리는 해양 관광자원의 물꼬를 틀 것”이라고 말했다. 해품감태특화거리는 올해 2월 착공예정이며, 12월에 준공할 계획이다. 서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사업’도 올 상반기 중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감태로 풍요를 맹그는 중왕마을’

‘어촌뉴딜 300사업’ 통해 지역 활력 도모

서산시는 해양수산부의 어촌뉴딜 300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어촌뉴딜300사업은 어촌의 혁신 성장을 돕는 지역밀착형생활 SOC 사업이다. 낙후된 소규모 어촌의 핵심 자원을 활용해 해양레저형, 국민휴양형, 수산특화형, 재생기반형 등 4가지 개발 유형으로 어촌 지역 활력을 도모한다. 낙후된 어촌어항 기반시설을 현대화하고, 감태와 같은 특산물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맹 시장은 “그동안 감태는 바다에서 채취해 소규모로 판매했지만 현대화·시설화로 상품화에 적극적으로 돌입하고 있다”며 “어촌뉴딜사업으로 관광자원 활성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감태 상품화로 어촌 소득 40배 이상 증가

감태의 상품화가 적극적으로 이뤄진 지역은 중왕어촌마을이다. 이 곳은 2016년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하는 6차산업화 시범마을로 선정된 뒤 생산·가공 시설을 갖추고, ‘서산해품감태’란 브랜드로 가공식품 판매를 시작했다. 6차산업화란 생산, 가공, 유통, 관광, 서비스업을 융합·연계하는 것을 뜻한다. 가공품은 감태를 조미 김처럼 가정에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잘라 소포장한 제품이다. 감태는 어촌 소득을 단 6년 만에 40배 이상 올렸고, 중왕마을에서만 새로운 일자리를 10개 이상 창출했다.

조합의 추진력도 뒷받침됐다. 박현규(51) 해품감태영어조합법인 대표 겸 중왕항 어촌계장은 “대량생산 판매 시스템을 구축했고 식품위생관리(HACCP) 인증으로 소비자 식품위생 안전성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해품감태영어조합법인은 2019년 하반기에 설립되어 감태를 생산·가공·판매하고 있는 업체다.

지난해 5월부터는 호주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감태 가공품은 매달 5t씩 수출한다. 국내 판매량도 늘었다. 마을 방문객을 대상으로 공장 견학, 시식 등 상품 판매로 마을 주민 소득도 올랐다. 특히 어촌뉴딜300사업 이후 감태로 얻은 소득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4년 이전 약 3000만원에 불과하던 감태 판매 소득은 2020년 13억원에 이른다. 약 40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연간 생산량은 중왕어촌계에서만 1만3000t이다.

청년수산학교 등 젊은 귀어민 유입 노력  

젊은 귀어민 유치도 과제다. 청년수산학교 신축, 어항시설 정비사업, 경관개선사업, 지역역량강화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청년수산학교는 올해 8월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데 귀어민이 정착할 때까지 귀어·귀촌 컨설팅, 귀어민 유치 교육, 현장 실습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귀어·귀촌인의 어촌 정착이 이뤄지면 지역 활성화와 어촌산업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귀어인 유입을 위한 박현규 대표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서산시가 20억원을 들인 청년수산학교는 올해 건립된다. 곧 조성될 항포구정비와 감태 특화거리도 중왕어촌계의 분위기를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 “관광객들을 위한 전통어업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며 “연 매출 30억원이 목표로 지속적으로 중왕마을의 매력을 알려 어촌에 활기를 더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지현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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