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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소아과 진료 35% 줄 때 정신과는 9.9%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 블루(우울)'에 빠진 대한민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사람이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연구원은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연령대별 정신질환 발생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를 냈다.

중앙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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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진료인원 35% 줄었는데, 정신과는 9.9% 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0년 상반기 진료심사 실적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의 내원일수(의료이용)는 1년 전보다 9.9%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면장애나 우울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구 신천지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지난해 2월만 따지면, 정신과 진료인원은 20대(남성 13.7%, 여성 21.7%)와 30대(남성 12.3%, 여성 13.0%)에서 많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감염 우려로 인해 병원을 찾던 환자가 줄던 시기다. 실제 소아청소년과의 내원일수는 1년 전보다 35.9% 줄었고, 이비인후과(-24.5%), 내과(-6.6%), 외과(-6.6%) 등도 의료 이용이 줄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독 정신과를 찾은 환자만 늘어난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며 사회적 고립감이나 건강염려증, 경제 상황 악화 등에 따른 정신과를 찾는 환자수가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무기력감, 우울감, 수면장애 등이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평소와는 가벼운 증상에 대해서도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는 경우가 사례가 늘고 있으며, 건강염려증은 건강취약계층인 고령층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남성은 불안장애, 여성은 우울증 환자 가장 많아 

코로나 블루뿐만 아니라 정신 질환에 따른 진료 인원과 진료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251만1000명이던 진료 인원은 2019년 322만4000명으로 늘었다. 연평균 6.2%씩 증가했다. 남성(연평균 5.9%)보다 여성(6.5%)의 증가 속도가 다소 빨랐다. 연령별로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20대에서 가장 환자가 빠르게 늘어났다.

연령별 많이 발생하는 정신 질환. 보험개발원

연령별 많이 발생하는 정신 질환. 보험개발원

환자 수를 기준으로 정신과 진료와 관련해 가장 많은 질환은 남성은 불안장애(공황장애 등)와 우울증, 수면장애, 치매 등의 순이었다. 여성은 우울증과 불안장애, 치매 등이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남성은 10대(운동과다장애), 20대(우울증), 30~60대(불안장애), 70세 이상(치매) 등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정신질환이었다. 여성은 10~40대(우울증), 50대(불안장애), 60대(우울증), 70세 이상(치매) 등의 순이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접촉 어려움을 감안할 때, 디지털 사용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온라인이나 앱을 통한 적극적인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며 “민간영역의 건강관리서비스 활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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