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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긴 줄 하나만 있으면 몇 명이라도 함께 뛰놀아요

중앙일보

입력

놀사와 같이 놀자 11화. 외줄 술래잡기

외줄 술래잡기는 긴 줄을 이용해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놀이다. 술래가 줄을 돌리거나 밑에서 흔드는 등 다양하게 돌리면 놀래는 높이 뛰거나 엎드리거나 하면서 줄을 피해야 한다.

외줄 술래잡기는 긴 줄을 이용해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놀이다. 술래가 줄을 돌리거나 밑에서 흔드는 등 다양하게 돌리면 놀래는 높이 뛰거나 엎드리거나 하면서 줄을 피해야 한다.

긴 줄넘기는 『전래놀이 101가지』 등 여러 책에서 소개하며, 최영년의 풍속을 다룬 시집 『해동죽지』(1925년)에도 나옵니다. 언제 처음 우리나라에 긴 줄넘기가 소개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줄을 사용한 역사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해동죽지』에서 줄넘기는 새끼줄을 잡고 뛴다고 하여 ‘도색희’라고도 했죠. 놀이방법으로는 양쪽에서 한 사람씩 두 사람이 긴 줄을 돌리고 돌리는 줄을 향해 뛰어들어가 노래에 맞춰 줄을 넘으며 동작하는 ‘꼬마야 꼬마야’를 비롯해 가위바위보, 8자 줄넘기 등이 있습니다.

긴 줄넘기는 아이들이 줄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로 전국에 걸쳐 많은 곳에서 다양하게 행하여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외줄 술래잡기’는 두근두근 놀이마당에 오신 부모님과 놀이마당 끝에 차 한 잔 하면서 소감을 나누던 과정에서 옛날엔 이렇게 놀았다고 저희에게 알려준 놀이입니다. 외줄 술래잡기는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읍내리에서 1970~1980년대 중반까지 아이들이 즐겨 했다고 해요. 그래서 이 놀이를 소개해 주신 부모님을 다음 놀이마당에 초대해서 놀이하는 것을 도와 달라고 요청드렸죠. 함께 외줄 술래잡기를 비롯한 다양한 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았어요.

외줄 술래잡기는 긴 줄을 이용해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어 불특정 다수의 아이들이 놀기에 적합합니다. 놀이마당에선 4~13세 아이들 약 20명이 놀래를 하고 어른 2명이 술래를 했어요. 처음엔 천천히 왔다 갔다 하다가 점점 속도를 빠르게 하며 놀았죠. 놀이 속에서 아이들은 엎드리고, 눕고, 줄이 밑으로 오면 줄에 걸리지 않으려고 높이뛰기를 반복했어요. 아이들의 옷은 흙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얼굴엔 함박미소가 가득했죠. 아이들은 서로 부딪치고 큰 소리로 ‘엎드려’라고 소리치며 다른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서로 배려하면서 정신없이 놀았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줄을 피해 놀다 줄에 걸리면 술래가 된다.

다양한 방법으로 줄을 피해 놀다 줄에 걸리면 술래가 된다.

놀이마당에 온 어떤 4세 여자아이는 엄마·아빠와 떨어지지 않고 계속 징징대더니 외줄 술래잡기를 할 땐 제일 먼저 엎드리고 제일 큰소리로 언니·오빠들에게 소리 지르며 언제 징징댔나 싶게 잘 놀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은 놀이가 익숙해지고 술래인 어른들은 힘들어서 헉헉거렸죠. “자, 지금부터 걸리는 사람이 술래다.” 아이들에게 잠깐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걸리는 사람은 바로 나와서 줄을 잡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놀이는 잠시 후 아이들만의 놀이로 변형되기 시작했죠. 줄이 지나가면서 줄넘기, 파도타기, 지진, 밧줄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줄을 움직이면서 놀래들을 잡고 다시 술래가 바뀌는 것이 반복됐습니다. 약속된 시간은 이미 지났지만 아이들은 “또” “한 번 더”를 외칩니다. 이제 ‘외줄 술래잡기’로 명명된 이 놀이는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뛰고 뒹굴면서 내 몸과 상대를 함께 살피며 놀이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 되었습니다.

외줄 술래잡기 놀이방법

놀이 장소 운동장이나 강당 등 출발선과 도착선을 표시할 수 있는 공터.
놀이 인원 줄을 잡을 술래 2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3명 이상. 인원이 많을수록 난도가 올라가서 더 재밌다.

1 술래 두 명이 양쪽에 긴 줄을 잡고 출발선 A의 양 끝에 마주 선다.
2 술래는 서로 신호를 해 가며 줄을 돌리거나 밑에서 흔드는 등 다양하게 긴 줄을 돌리며 도착선까지 이동한다.
3 놀래들은 긴 줄을 보고 있다가 높이 뛰거나, 엎드리거나 해서 줄을 피해야 한다.
4 줄에 걸리면 걸린 사람이 술래가 된다. 술래 두 명 중에 한 명이 놀래가 되는데 누구로 할지는 서로 합의해서 정한다.
5 술래는 도착하고 난 뒤에 잠시 숨을 고른 다음, 뒤로 돌아서 다시 처음 출발선 A로 간다. 양쪽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계속 이어갈 수 있다.

글=박영기(놀이하는사람들 평택안성지회),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정리=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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