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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천황폐하'라 부른 강창일…朴정권 탓하려면 돌아오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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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일 신임 주일대사가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부임지인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창일 신임 주일대사가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부임지인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가 출국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강제동원 위안부 피해 관련 소송이 박근혜 정권에서 시작됐다고 말한 것과 관련 “일본과의 관계 회복에 자신이 없어 전 정권 탓만 하려면 지금이라도 그냥 돌아오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21대 총선 당시 총선은 한일전이라고 외치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주도하던 세력도 전 정권이었는가”라며 “토착 왜구 같은 반일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러오던 사람들이 누구인지 뻔히 보이는 데도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된 것에 대해 전 정권 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부대변인 “심지어 (강 대사는) 과거에는 (천황을) 일왕이라 표현하자던 분인데 일본 대사로 임명되니 돌변해 천황폐하라 부르는데, 강 대사가 추구하는 지혜로움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의 일부 우익 언론이 강 대사가 과거에 ‘일왕’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문제 삼은 가운데 그는 전날 일본에 부임직후 일왕이 아닌 “천황폐하”로 호칭했다.

천황 폐하 발언은 그가 당시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과 언제 만날지를 묻는 말에 그는 “일본 정부의 코로나 방역 기준에 따라 2주간 대사관저에서 격리한 후 활동을 시작한다”며 “그다음에는 천황 폐하께 가서 신임장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박 부대변인은 “강 대사는 양국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강 대사는 지난 21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한일 관계의 악화는 전 정권에서부터 시작됐음에도 “전 정권에서 져야 하는 짐들을 저희가 전부 지금 한꺼번에 지금 져서 치워야 하는 그런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이명박 대통령 대의 독도 방문과 일왕 겨냥 발언, 박근혜 대통령 때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강경 발언과 이후 이어진 졸속 합의 등을 지적했다. 이어 “한국 법원의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 주체는 사법부"라면서 "우리나라는 삼권분립된 나라라 정부가 잘못 손대다가는 사법농단이 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남관표 전 주일대사의 이임 인사를 받지 않은 것은 “외교 결례라고 생각하지만, 내부 여론을 달래는 뜻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스가 총리 등이 당분간 자신의 접견을 거부할 것이라는 산케이(産經)신문 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생각한다”면서 “한일 언론도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 좀 애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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