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한판 주고 찹쌀떡 받는 격”…중기부 세종가고 기상청 대전오나

중앙일보

입력 2021.01.22 13:57

업데이트 2021.01.23 22:24

대전시 "중기부 대신 기상청 등 4개 기관 이전 추진" 

대전시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세종 이전 대가로 기상청 등 몇몇 기관이 대전으로 올 것 같다”고 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이전 대상 기관이 중기부 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전시 둔산동 거리에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둔산동 거리에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기부 대체 기관으로 기상청과 또 다른 3개 기관의 대전 이전 작업이 상당히 진척되고 있다”며 “그동안 지역 여당 국회의원 노력과 대전시민의 염원, 정세균 국무총리의 대전에 대한 배려가 이번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현재 정부가 중기부 이전 대가로 대전 이전이 유력한 기관은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기술원·한국임업진흥원·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모두 4개이다.

 기상청 본청(수치모델링센터·기상레이더센터·기상기후인재개발원 포함) 정원은 619명이다. 여기에다 기상산업기술원과 한국임업진흥원·에너지기술평가원 등 3개 기관 직원 566명을 더해 총 1185명이 서울에서 대전으로 일터를 옮기는 셈이다.

 세종으로 이전하는 중기부 본부 정원은 499명이다. 여기에 함께 옮기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과 창업진흥원·신용보증재단 중앙회 등의 직원 558명을 더하면 모두 1057명이 대전에서 세종으로 빠져나간다.

"대전시가 거론하는 기관은 이미 이전 추진"

 대전에서 세종으로 떠나는 인력과 서울에서 대전으로 옮기는 인력만 보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각종 업무 협의나 민원을 위해 중기부를 찾는 공무원과 기업 관계자, 중기부가 대전에 있는 동안 대전시에 배려했던 각종 사업 등을 고려하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

 한 기업인은 "대전으로 이전할 기관은 대부분 중요가 떨어지는 데다 연구 기관이어서 지역경제에 이렇다 할 도움은 안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앞줄 왼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박영순 의원 등 대전 각 구 단체장들이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행정안전부 앞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대전 존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태정 대전시장(앞줄 왼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박영순 의원 등 대전 각 구 단체장들이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행정안전부 앞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대전 존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기관 일부는 과거부터 대전 이전이 추진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에 따르면 기상산업기술원은 2019년 6월 대전 이전을 검토했다. 에너지기술평가원도 지난해부터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있는 대전으로 이전을 추진해왔다.

 시민들 "시장과 대전지역 여당 정치권 시민에 사과해야" 

 정국교 전 국회의원은 “이들 기관이 대전으로 오겠다고 확정했다고 해도 중기부 파급력보다는 훨씬 약하다”며 “큰 피자 한 판을 주고 조그만 찹쌀떡 한 개 받은 격”이라고 말했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끝나가고 있어서 기관 이전이 언제 성사될지도 불투명하다”라며 “중기부가 세종으로 떠날 것을 알고도 막아낼 것처럼 퍼포먼스를 한 허태정 시장과 지역 권력을 장악한 여당 정치인들은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전시당 위원장은 "이들 기관 이전 문제는 국무총리의 확답이 필요하고,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과 무관한 중기부 이전 관련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지난해 11월 30일 정부세종청사 앞에 천막당사를 설치하고 중기부 이전 반대를 주장해왔다. 또 대전 시민 사회단체는 대전지역 곳곳에 ‘중기부 이전 반대’가 담긴 플래카드를 걸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na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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