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멍뭉이 뭐 먹을래, 전복삼계탕? 떡볶이?···2조 펫푸드 시장

중앙일보

입력 2021.01.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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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장조림용 한우와 버섯·파프리카·고구마로 만든 강아지 스테이크 요리와, 사골 육수와 토마토 등이 쓰인 강아지용 떡볶이. 왼쪽부터 유튜브 '루퐁이네'와 유튜브 '홍설' 채널.

장조림용 한우와 버섯·파프리카·고구마로 만든 강아지 스테이크 요리와, 사골 육수와 토마토 등이 쓰인 강아지용 떡볶이. 왼쪽부터 유튜브 '루퐁이네'와 유튜브 '홍설' 채널.

“우리 아이한테는 유기농으로 좋은 것만 먹이고 싶죠.” (서울 아현동, 이현정씨)

펫팸족 1500만, 펫푸드 시장 급성장
떡국·어묵탕·화과자 등 다양
하림 펫푸드 매출 1년새 5배 늘어
사람처럼 유기농·자연식·고급화
건강식품, 명절 선물세트도 등장

언뜻 들으면 자녀를 가리키는 것 같지만 여기서 ‘우리 아이’는 반려견 다롱이(생후 4년 말티즈)다. 이 씨는 “처음엔 사료를 먹였는데 아이가 입도 짧고 잔병치레가 잦아져 지난해부터 고기와 야채 등을 직접 조리해 자연식으로 주고 있다”고 말했다.

네 집 중 한 곳 반려동물 키워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먹거리가 사람 음식을 닮아가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의 증가가 그 배경이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전체 가구의 26.4%인 591만 가구다. 인구로는 1500만 명에 달한다. 이 중 상당수는 반려동물과 깊은 유대감을 나누며 스스로를 엄마·아빠로 칭하고, 먹이를 줄 때도 ‘맘마(밥)’ ‘까까(간식)’ 같은 말을 사용한다.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질 좋은 음식을 주는 건 이들에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업계 용어도 사료(feed)에서 펫푸드(Pet food)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국 반려동물 연관산업 시장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한국 반려동물 연관산업 시장전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국내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지난해 기준 3조3753억원(농촌경제연구원), 2조580억원(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등 기관마다 차이가 있다. 하지만 조사마다 펫푸드는 약 80~90%의 비중을 차지하며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중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027년 반려동물 시장이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반려동물 소비 항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반려동물 소비 항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유튜브에서도 펫푸드 콘텐트는 큰 인기다. 루디와 퐁키라는 포메라리안 두 마리를 키우는 ‘루퐁이네’ 채널의 경우 보호자가 매끼 각종 식재료를 정성껏 조리해 강아지 밥을 준비한다. 우족·연어·두부 등을 말린 건강 간식은 물론 강아지용 케이크와 아이스크림도 만든다. 댓글엔 ‘나보다 좋은 걸 먹고 사네’라는 글이 달리곤 하는데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붉은 파프리카와 토마토로 떡볶이 소스를 만들고 닭가슴살에 흑임자가루를 섞어 김밥의 김을 표현하는 등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기발한 강아지용 음식이 등장하는 ‘홍설’ 채널도 영상들의 조회수가 130만회를 육박할 정도로 인기다.

‘나처럼 먹는다’ 주식·디저트 다양  

업계는 펫푸드의 ‘인간화(humanization)’를 기정사실화하고 적극적인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국내 최초로 100%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로 만든 펫푸드 ‘더리얼’을 내놨다.

합성보존료를 쓰지 않고 생고기 등 100%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한 하림의 '더리얼' 펫푸드. 사진 하림펫푸드

합성보존료를 쓰지 않고 생고기 등 100%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한 하림의 '더리얼' 펫푸드. 사진 하림펫푸드

합성보존제·감미료·착색료 등은 일절 넣지 않고 식품 공정에 준하는 시설에서 생산한다. 그 결과 2019년 매출이 전년보다 5배 가까이 증가해 103억2700만원 기록했다. 지난해엔 삼계탕·떡국·빼빼로·아이스크림도 선보였다. 민동기 하림펫푸드 대표는 “건강한 재료는 물론 다양한 음식 종류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고품질 펫푸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에 제조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려동물의 음식 범위가 고급화·다양화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먹거리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만둣국·어묵탕·화과자·카레·탕종류·케이크. 사진 각사

반려동물의 음식 범위가 고급화·다양화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먹거리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만둣국·어묵탕·화과자·카레·탕종류·케이크. 사진 각사

명절 선물세트도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을 맞아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 자연식 선물세트를 내놨다. 닭·오리·캥거루·말·오리 등의 단백질원과 유기농 야채로 만든 밀키트 선물세트다. 이 밖에 만둣국·어묵탕 밀키트, 케이크·화과자 등 수제간식 세트도 선보였다. 이 백화점의 반려동물 매장 ‘집사(ZIPSA)’에서 판매하는 자연식 밀키트는 지난해 매출 상승률이 전년대비 86%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반려동물 매장 ‘몰리스’는 프리미엄 펫푸드 외에도 야쿠르트 유산균, 정관장 관절영양제, 영국산 요거트 등 반려동물용 건강기능식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박은영 롯데백화점 펫 상품기획자는 “펫푸드도 사람 식품과 마찬가지로 유기농·자연식·고급화가 3대 트렌드”라며 “알러지나 건강에 문제를 겪는 반려동물이 많아 자연식·프리미엄 펫푸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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