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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곶감 ‘온라인 좌판’ 130억 완판, 고성 가리비 100만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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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남 함양군은 최근 개최한 올해 곶감 축제를 온라인 행사로 치렀다. 홈쇼핑 형태의 플랫폼인 ‘네이버 쇼핑라이브’ 등을 통해 ‘제5회 고종시 곶감 축제’를 진행했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오전 10시(네이버 쇼핑 라이브), 오후 2시·4시(G팜TV)에 진행된 온라인 판매 때마다 주문량이 폭주했다.

취소 지역축제, 비대면으로 부활 #생방송 특산물 홍보에 주문 폭주 #댄스경연·플래시몹도 유튜브로 #코로나로 막혔던 판로 다양해져

당시 판매된 곶감은 3억원 규모지만 이른바 ‘대박’은 나중에 터졌다. 방송이 끝난 뒤 다양한 경로로 주문이 이어지면서 총 130억원가량의 곶감이 팔려 나갔다. 현재 함양군 530여 곶감 농가 생산량의 60~70% 규모다. 함양군 관계자는 “구매 연령층이 50대 이상에서 30~40대로 확대되고, 축제 참가자도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함양 곶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취소 및 연기됐던 지역 축제가 온라인상 플랫폼으로 부활하고 있다. 축제 취소 여파로 판로가 막혔던 지역특산물도 온라인 직판시장을 통해 ‘대박 행진’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23회 영덕대게축제 플래시몹 경연대회 장면. ‘대게송’에 맞춰 참가자들이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유튜브 캡처]

지난달 1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23회 영덕대게축제 플래시몹 경연대회 장면. ‘대게송’에 맞춰 참가자들이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유튜브 캡처]

지난달 막을 내린 영덕대게 축제도 온라인에서 대박을 친 이벤트다. 지난달 12일 경북 영덕군 강구면 블루센터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한 게 시작이다. 당시 19개로 분할된 스크린 화면에는 우스꽝스러운 대게 옷을 입거나 바다를 배경으로 춤을 추는 영상이 등장했다. 온라인 영덕대게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영덕대게 플래시몹’ 참가자들이다. 진행을 맡은 장기진 MC와 유튜버 큐영은 해설과 실시간 댓글 소개 등을 통해 분위기를 띄웠다.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제23회 영덕대게축제’는 지난달 1일부터 한 달간 매주 금·토·일 오후 3~6시에 온라인상에서 치러졌다. 지난달 27일 오후 5시 현재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합한 총조회(노출) 수는 126만2288회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4회 경남 고성 가리비 수산물 축제’도 온라인을 달궜다. 인스타그램 40만 회, 유튜브 20만 회 등 누적 조회 수 100만 회를 기록하며 2억5000만원 어치의 가리비를 팔았다. 지난해 10월 열린 경북 문경시의 ‘2020온라인 문경사과축제’도 큰 인기 속에 312t(30억원)의 사과를 판매했다.

온라인을 통해 지역특산품을 판매하는 이벤트도 각광받고 있다. 평소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좋은 품질의 물건을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입소문을 타면서다. 최근에는 기존 쇼핑몰이 아닌 자치단체 차원에서 만든 플랫폼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충북 괴산군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괴산장터’다. 지난해 이곳에서는 13억5951만원 어치의 농특산물을 판매했다. 2019년(5억4816억원)보다 148% 증가한 성과다. 괴산군은 농가들의 온라인 장터 입점을 돕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괴산장터를 알린게 매출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문경사과축제 기간 한 가족이 TV 앞에 모여앉아 문경사과 구입을 하고 있다. [사진 문경시]

문경사과축제 기간 한 가족이 TV 앞에 모여앉아 문경사과 구입을 하고 있다. [사진 문경시]

경기도는 지난해 2월 시작한 농산물 판매 온라인몰인 ‘마켓경기’를 통해 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곳에서는 자체 개발한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통해 지역 농산물 홍보·판매도 겸하고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마다 열린 배달특급 이벤트는 모두 1분도 안 돼 매진됐다. 경기도농수산진흥원 관계자는 “선착순 100명에게 고구마·잡곡세트 등을 단돈 100원에 판매한 게 인기를 끌었다”며 “배달특급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들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가 특히 많다”고 말했다.

전남 무안군은 지난해 지역농특산물 온·오프라인 매출 182억원을 달성했다. 2019년 판매한 124억원보다 46% 증가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홈쇼핑, 라이브커머스(실시간 생방송) 등 온라인 판매와 로컬푸드 직매장이 인기를 누린데 따른 결과다.

◆ 온라인 쇼핑몰 난립은 막아야=전문가들은 “지자체별로 철저한 계획·관리를 통해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야만 온라인 쇼핑몰의 난립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미옥 충북연구원 6차산업 활성화 지원센터장은 “온라인이 트랜드라고 무분별하게 플랫폼을 만들다 보면 소비자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며 “자치단체마다 어떤 물품을 내세울지를 고민하고, 품질·가격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마케팅 전문회사 남선지티엘 주용제(58) 대표는 “도지사나 지자체장이 인증하는 인증서를 발급한다든지, 품질 기준에 못 미치는 농가에 대해 온라인상점 입점을 취소하는 ‘삼진아웃제’ 등을 도입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창원·대구·괴산·화성·무안=위성욱·김정석·최종권·최모란·진창일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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