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 이성윤 반부패부가 막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1.01.2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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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성윤

이성윤

검찰이 2019년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출금) 정황을 포착했지만 이성윤 현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장으로 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수사를 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익위 ‘2차 공익신고서’ 보니
당시 안양지청서 불법 정황 포착
반부패부서 수사 중단 취지 주문

수원지검, 법무부·이규원 압수수색
차규근사무실·인천공항출입국도

중앙일보가 21일 입수한 14쪽 분량의 2차 공익신고서(권익위에 접수)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김 전 차관 출금 직후인 2019년 4월 이규원 검사의 가짜 사건번호 기재,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의 출금 승인 사실 등을 파악했다. 이 검사는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 파견돼 있던 2019년 3월 23일 0시쯤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금을 요청하면서 허위 사건번호와 내사번호를 기재하는 등 위법 소지를 남겼던 것으로 밝혀진 인물이다. 차 본부장은 당시 이 검사의 긴급 출금 요청을 승인했다.

안양지청은 당시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금 정보 유출 관련 사건을 수사하다가 법무부 감찰 기록과 출입국본부 직원들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분석 과정에서 이런 정황들을 포착했다.

수사팀은 이 검사가 서울동부지검장 명의로 긴급 출금을 요청한 것이 자격모용허위공문서작성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이 검사와 차 본부장 등에 대한 수사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그해 6월 말부터 법무부 검찰국과 반부패부 등에서 여러 경로로 추가 수사 중단 취지의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반부패부는 “출금 정보 유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수사하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결국 그해 7월 수사를 종료하고 대검에 “수사기관장 관인 없이 수기로 동부지검장 대리인 자격을 표시해 긴급 출금을 승인 요청한 서류의 이미지 파일을 발견했다. (하지만) 야간에 급박한 상황에서 관련 서류 작성 절차가 진행됐고, 동부지검장에게 사후 보고된 것으로 확인돼 더 이상 (수사) 진행 계획이 없다”고 명시한 수사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런 문구를 넣은 것도 반부패부의 요청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출입국본부 A서기관은 당시 조사 과정에서 검사에게 “출금 과정에서 출입국 공무원이 잘못한 것이 뭐냐, 검찰 부탁을 받고 해준 것인데 이것을 수사하면 검찰도 다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모니터링(출국조회)을 물어보시는데 지금 이것을 민간인 사찰로 보는 것이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지검장이 당시 안양지청 추가 수사를 중단시킨 최종 의사결정자”라고 주장하고 관련 자료를 대검에 전달하기로 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2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파견근무 중인 이 검사 사무실과 자택, 당시 출금 관여 의혹이 제기된 대검찰청 정책기획과, 차 본부장 사무실을 포함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사건은 원래 안양지청에 배당됐지만 한 달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수원지검에 재배당했다.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그동안 기록 검토를 해왔으며 이날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준호·강광우·정유진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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