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기자 브리핑 오랜만!” 바이든의 ‘입’ 성공 데뷔

중앙일보

입력 2021.01.21 17:32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첫 브리핑. AFP=연합뉴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첫 브리핑. AFP=연합뉴스

“정상적인 브리핑을 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요.”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젠 사키 대변인의 데뷔 브리핑을 지켜본 CNN 간판 앵커 울프 블리처의 소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성료된 직후였고, 축하 공연 등 본격 행사의 막이 오르기 전이었지만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첫 브리핑을 진행했다. “우리에겐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고 말하면서다.

바이든시대개막, 취임식화제의사람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바이든시대개막, 취임식화제의사람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CNN의 백악관 출입기자는 브리핑 직후 연결에서 “상식이 통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따스한 한마디를 건넨 브리핑이 백악관에서 열린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모르겠다”라고도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브리핑에 대한 직격 비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기자 브리핑에서 CNN 기자에게 “당신들은 가짜뉴스”라며 면전에서 면박을 줬다. CNN도 트럼프 임기 4년 내내 반(反) 트럼프 성향을 뚜렷이 밝히며 대립각을 세웠다.

젠 사키 대변인의 첫 브리핑에서 질문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젠 사키 대변인의 첫 브리핑에서 질문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CNN 이외 미국 매체들도 사키 대변인에 대해 일단 합격점을 주는 분위기다. 1978년생으로 두 아이의 엄마인 그의 노련함이 우선 호평받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첫해인 2009년 백악관의 초대 부대변인을 맡았고, 이듬해엔 공보과장으로 이동했다. 이후 2013년부터는 국무부에서 대변인을 맡으며 2015년 봄까지 약 2년 동안 외교·안보 정책을 전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오바마 2기의 마지막은 백악관 공보과장으로 돌아왔다. 오바마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도 긴밀한 협조를 해온 인물이다. ‘오바마의 입’에서 이젠 ‘바이든의 입’이 됐다.

사키 대변인의 강점은 현안을 두루 꿰뚫고 있다는 점과 함께 차분하고도 강단 있는 소통 능력이다. 오랜 공보관 생활로 기자들과도 막역하다. 이날 첫 브리핑에서도 사키는 쏟아지는 질문에 여유 있게 대처하며 기자들을 성(姓) 아닌 이름으로 부르는 친분을 과시했다. 그는 브리핑을 시작하며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내게 무엇보다도 투명하게 정보를 기자들과 공유하고 정직하게 답변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공보국장이었던 젠 사키. AP=연합뉴스

2011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공보국장이었던 젠 사키. AP=연합뉴스

첫 브리핑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계속 신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사키 대변인은 “아직 대통령이 취임한 지 7시간밖에 되지 않아서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다”는 농담도 섞어가며 성실히 답변했다. 그는 또 “기자 여러분들과 내가 앞으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일이 발생할 것이고, 그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을 필두로 바이든 행정부를 대변하는 이들은 모두 여성이다. 사키 대변인은 당시 로이터ㆍ블룸버그 등에 “7명의 여성 공보 담당이 키우는 아이들 숫자만 6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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