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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글중심]‘돌아서면 밥하는’ 주부들 번아웃 ... “옛날 엄마들과 비교는 제발 그만”

중앙일보

입력

[사진 piqsels]

[사진 piqsels]

코로나19로 온종일 집에서 지내게 된 자녀들을 돌보는 주부들의 가사노동 고충이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수행한 ‘코로나19 국민 인식’ 조사에서는 전업주부가 직업별 코로나19 스트레스 1위(3.71점)를 기록했습니다. 전업주부 여성의 자녀 돌봄 시간 역시 평균 3시간 32분 증가해 12시간 38분에 달했습니다.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밥하고’라는 뜻의 ‘돌밥돌밥’이란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입니다.

대다수 네티즌은 육아 및 가사노동의 고충에 공감합니다. “삼시 세끼 남편, 애들 밥 차리고 치우고 청소, 빨래하고 공부 봐주고 놀아주다 보면 쉴 시간이 단 1분도 없다. 회사는 점심시간이라도 있었지.” “드는 에너지에 비해서 가치는 너무 적게 매겨지는 일이 밥 차리는 일. 만드는 사람만 알고 받아먹는 사람은 절대 모르는 중노동.” “돈 벌어오는 배우자도 애 보는 것보다 회사가 낫다고 한다. 24시간 퇴근도 없어요.” “1년 본인 아이 잡고 공부시켜봐라. 선생도 자기 자녀 공부 시키는 게 쉽지 않아 학원 보낸다. 전업주부의 희생이 분명 있었다. 그래서 직장인들 마음 놓고 식당 출입하며 직장 생활할 수 있었다.”

반면 “아이를 낳으면서 그 정도 각오도 없었나”라는 반응도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 진짜 웃기네. 남의 자식 보는 것도 아니고 자기 자식 보면서 힘들고 죽겠다니 호강에 넘쳐.” “자기 자식 돌보는 걸 노동같이 생각하네. 애를 뭐 강제로 낳게 했나. 아이랑 같이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낳은 것 아님?” “자기 아이 키우는 게 생색낼 일인가? 그리고 워킹맘이야 코로나로 인해 자녀 돌봄, 조부모 도움이 없다면 정말 힘들겠지만, 전업주부들은 뭔 엄살이냐? 학교나 유치원 보내고 놀 시간은 줄어들었겠지만, 옛날 우리 부모들 다들 그렇게 살아왔다.”

이에 “옛 부모들과 비교할 문제가 아니다”는 반박이 이어집니다. “예전 부모 세대와 비교는 하지 말길. 오히려 육아 환경은 예전이 더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저 어릴 때만 해도 옆집에 가서 자고 오기도 하고. 이웃들 모두 가족처럼 공동 육아하던 시대입니다. 시대적으로 육아 환경이 변했다는 것도 이해해주길.” “‘본인이 애 낳아 놓고’ 식의 논리는 말하지 맙시다. 요즘 시대랑 부모 세대랑 비교하는 건 뭐고, 워킹맘 전업맘 편 가르긴 뭔지. 코로나로 더 힘든 상황이니 서로 이해하고 격려는 못 할망정.”

돌봄 노동을 도맡은 전업주부에게 공감하려는 자세를 먼저 갖추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누가 힘들다고 하면 ‘그래, 너 참 힘들겠다. 어떻게 도와줄까?’ 이게 인지상정이고 공감인데 웬 비난들만 한가득. 돌봄이 가족 내 한 사람에게 당연히 부과되는 일이 되는 것에 반대한다. 가족 모두의 일이고 함께 나눠서 져야 할 의무다. 돌봄 노동을 하는 가족 구성원 한 사람의 희생과 헌신을 미화하면서 자신의 의무는 방기하지 않는지 돌아봐라.” e글중심이 네티즌의 다양한 생각을 모았습니다.

* e 글 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 어제의 e 글 중심 ▷온라인 수업 1년 ... “유튜브 링크만 보내는 교육 언제 변하나”

#네이버

"최고로 힘든 일입니다. 무보수로 하루 종일 일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무리 내 새끼 낳고 싶어서 낳았다지만 손에 물이 마를 틈이 없는 게 주부입니다. 전업주부가 어린이집 보내는 게 학대라니... 출산율 낮다고 뭐라 하지 마시고 다들 고령화 사회에 대처나 잘 해야겠네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인데 이런 거 보면 참 까마득하네요."

ID 'soun****'

#다음

"내가 봐야죠. 하지만 그걸 폄하하는 시선들이 힘들다는 겁니다. 외벌이 가정은 우선 넉넉지 않아요.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던 공부도 일단 스톱입니다.출산율이 떨어지는 것도 모두 엄마가 행복하지 않아서예요. 나가서 일해야 인정받고 집에서 애 키우면 능력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 그거 못 참겠어서 애 안 낳고 기를 쓰고 일하러 나갑니다. 솔직히 일 하는 것보다 애 키우는 게 백만배 더 힘들어요."

ID 'self-conquest'

#네이트판

"코로나 걸리든 말든 자기 아이 빨리 개학시키고 싶은 맘카페 엄마들은 없습니다. 다들 자녀 코로나 걸릴까 걱정하며 집에서 힘들어도 열심히 육아하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ID 'ㄹㄹ'

#클리앙

"애들을 한 달 가까이 집에 데리고 있었더니 몸도 마음도 피폐해졌어요. 피로가 쌓여서 풀리질 않아요. 진짜 딱 24시간만 혼자 있고 싶네요."

ID '사랑치' 

#네이버

"자취해 본 사람들은 알지 않나? 매일 같이 하루 세끼 꼬박꼬박 요리 해 먹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럴 거면 왜 애를 낳냐고? 그 말 똑같이 너희 부모님들한테 전하길 바란다. 세상에 책임을 다하는데 있어서 힘들어 하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ID 'pear****'

#다음

"새벽 같이 일어나 끼니 다 준비해놓고 출근합니다. 쉴새없이 일하고 퇴근하자마자 저녁 준비하고 아이 공부 봐주면 하루가 다 가요. 아이는 아이대로 하루 종일 혼자 집에서 수업 듣고 하는데 그게 너무 짠하고. 직장맘은 이렇게도 버티는데, 모두가 힘든 상황에 전업맘들 힘들다고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네요. 최소한 아이가 혼자 있지는 않잖아요."

ID '아웅아웅'


장유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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