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여 곳이 넘는다.
중국에서 인스턴트 라면을 만드는 기업, 이렇게나 많다. 당연히 경쟁도 심하다. 너도나도 뛰어드는 바람에 경쟁은 치열한데 ‘배달 음식’이란 막강한 적수마저 나타났다. 지난 수년간 중국에서 인스턴트 라면 시장이 급속히 침체된 이유다. 코트라 중국 선전무역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중국 라면 시장 매출액의 연평균 성장률은 0.2%에 불과했다.
침울했던 중국 인스턴트 라면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왜일까. 신화통신은 "배달 보조금이 줄어들어 ‘배달 광풍’이 한풀 꺾인 덕"이라고 설명한다. 배달음식 플랫폼들의 경쟁이 붙었던 2014~2016년 매출 감소세를 보이다 2017년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라면 시장은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 배달음식의 가격이 오른 것은 물론, 위생 논란이 나오며 인스턴트식품에 대한 수요가 확 늘었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기업들이 '프리미엄 라면'을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하며 '인스턴트 라면 시장' 부흥은 본격화했다.
신화통신은 "뤄쓰펀(우렁이 쌀국수), 자열밥(자체 발열팩이 들어 있어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제품) 등 신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며 그 열기를 전했다.
중국 라면 시장에서 당당히 1위(점유율 46.6%)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 캉스푸가 대표적이다. 캉스푸는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프리미엄 라면을 내놓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판매 채널도 확대하는 중이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 덕에 캉스푸의 고가 봉지라면 매출은 매해 증가하고 있다.
코트라는 "라면 매출이 감소한 이후 라면 기업들이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 출시에 사활을 걸었다"며 "캉스푸에서 출시한 고가 라면의 가격은 하나에 약 3000원꼴로 일반 라면보다 훨씬 비싸지만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라면시장 점유율 15.8%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식품기업 진마이랑 역시 고가 라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이 300억 위안(약 5조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진마이랑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중국은 라면 연간 판매량 402억개로(2018년 기준)로 전 세계 라면 판매량의 38.9%를 차지하는 나라다. 단연 1위다.
전문가들은 중국 인스턴트 라면업계의 부활이 이제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1인 가구,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현재로선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이 28개로 우리나라(75개, 2018년 기준)보다 낮지만, 바꿔 말하면 소비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단 얘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브랜드 '농심'의 활약에 주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농심 특유의 '매운맛'으로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점점 그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어서다. 유로모니터의 발표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세계 라면시장에서 점유율 5.3%를 차지해 세계 5위에 올랐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