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제46대 대통령이 20일 (이하 현지시간) 취임했다. 취임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력사태 우려로 역대 취임식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워싱턴DC가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열린 낯선 취임식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했다.
조문규ㆍ김홍범 기자
워싱턴DC 세인트매슈 성당 미사 참석
미국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백악관 인근 '대통령의 교회'라고 불리는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예배했다.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당선인은 교회 대신 성당 미사에 참석했다.
바이든,"미국의 새로운 날이 밝았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의사당으로 이동하기 전 오전 9시20분 쯤 트위터에 "미국의 새로운 날이 밝았다(It’s a new day in America)"고 썼다.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장 도착
오바마 뒤를 이어 조지 W. 부시,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취임식장에 도착했다. 펜스 부통령도 같은 시각에 식장에 참석했다.
취임식 참석 위해 의회 도착
취임식 당일 신구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만나 담소한 뒤 취임식장으로 함께 이동하는 것이 관례였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 불참하고 이날 오전 플로리다로 가버렸다.
주한미군 규모에 맞먹는 삼엄한 경비
의사당 주변은 철조망과 콘크리트 장벽 등으로 완전 차단된 가운데 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한 주 방위군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주한미군 병력 규모에 맞먹는 2만5000명의 주방위군이 동원됐다.
2주전 그때 그 장소에서 열린 취임식
바이든 당선자가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나온 의사당 서쪽 문은 2주전인 1월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진입하던 곳이다.
공식 취임식 시작...레이디 가가 국가 제창
레이디 가가는 검은색 상의에 큰 금빛 비둘기 모양 브로치로 이목을 끌었다. 2주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 민주주의를 짓밟은 이곳 현장에서 비둘기는 평화를 호소하는 듯했다.
해리스 부통령 취임선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라틴계 최초의 연방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앞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이날 해리스의 호위는 친트럼프 시위대의 의회 난입 당시 폭도에 용감하게 맞서 영웅이 된 흑인 경찰 굿맨이 맡았다.
제니퍼 로페스 축하공연
제니퍼 로페스는 축가로 ‘디스 랜드 이즈 유어 랜드(This Land Is Your Land)’와 ‘아메라카 더 뷰티풀(America The Beautiful)’을 불렀다.
취임선서
미 수정헌법 20조는 대통령 취임을 ‘1월 20일 정오’로 명기하고 있다. 바이든이 선서를 한 시간은 20일 오전 11시48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선서가 11시 49분 마무리됐다며 대통령 권한을 공식적으로 넘겨받기 11분 전에 선서가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잡안의 가보에 손을 얹고...
바이든 대통령이 선서 때 손을 얹은 성경은 집안의 가보로 지난 1893년부터 전해져 내려온 성경이다.
“신이여 도와주소서”(so help me God)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모든 능력을 다해 미국의 헌법을 보전하고 수호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 바이든은 이 35개 단어에 관례에 따라 “신이여 도와주소서”(so help me God)란 4단어를 더 붙였다.
취임연설
바이든은 "붉은색(공화당)과 푸른색(민주당), 시골과 도시, 보수와 진보로 분열된 비시민적인 전쟁(uncivil war)을 끝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의 귀환 선언
전 세계를 향해서는 "힘의 본보기가 아니라 본보기의 힘으로 세계를 이끌 것"이라며 미국의 귀환을 선언했다.
19만 5000여개의 깃발
통상 미국의 신임 대통령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찬 인파를 내려다보며 취임연설을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19만1500개의 깃발을 앞에 두고 했다.코로나19와 의회 난입 사태 이후의 폭력사태 재발 우려로 동원된 고육지책이었다.
1.8m 떨어져..
취임식장 연단 뒤에 배치된 좌석은 6피트(약 1.8m) 간격이었다.
전미청소년시대회 첫 수상자인 어맨다 고먼,축시 낭송
고먼은 역대 최연소 축시 낭송자다. CNN은 고먼에 대해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문제 등에 적극적인 시인이라고 소개했다.
군 의장대 사열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취임식 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비에 헌화했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도 함께 했다.1921년 만들어진 무명용사의 묘는 제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했으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병사들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다.
백악관으로 출발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업무를 위해 육군 군악대와 합동의장대 호위 속에 백악관으로 이동했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취임식을 마친 뒤 백악관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성대한 퍼레이드를 펼쳤다. 하지만 이번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상퍼레이드로 대체됐다.
백악관 도착
바이든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역임해 백악관이 친숙했지만 이날은 대통령 신분이었다.
행정명령에 잇따라 서명하며 업무 개시
바이든 대통령은 선서 후 5시간여 만에 곧바로 본격 업무를 개시했다.파리 기후변화협약 재가입,이슬람 국가에 적용된 입국금지 철회를 비롯해 10여개의 행정명령에 줄줄이 서명했다. 바이든은 행정명령을 속사포처럼 발령해 트럼프의 조치들을 일거에 무효화했다.
“나와 함께 일하다가 동료들에게 무례하게 대한다면 그 자리에서 해고하겠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화상 회의에서 각료들에게 “나와 함께 일하다가 동료들에게 무례하게 대한다면 그 자리에서 해고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농담이 아니다”라며 “다른 동료들에게 무례하거나 깔보는 듯이 말한다면 해고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축하공연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후 90분간 진행된 특별 축하 공연(TV 생중계) ‘미국을 축하합니다’(Celebrating America)는 영화배우 톰 행크스가 사회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