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형부와 처제는 결혼할 수 있나요?

중앙일보

입력 2021.01.21 07:00

[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106)

형부와 처제는 혼인할 수 있는 관계인가요? [사진 pixabay]

형부와 처제는 혼인할 수 있는 관계인가요? [사진 pixabay]

예전에는 동성동본 사이에 혼인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할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형부와 처제는 혼인할 수 있는 관계인가요?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민법 제809조는 ‘근친혼 등의 금지’라는 제목으로 ①8촌 이내의 혈족(친양자의 입양 전의 혈족 포함)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 ②6촌 이내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6촌 이내의 혈족, 배우자의 4촌 이내 혈족의 배우자인 인척이거나 이러한 인척이었던 자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 ③6촌 이내 양부모계의 혈족이었던 자와 4촌 이내 양부모계의 인척이었던 자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법률은 2005년 3월 31일 개정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사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동성혼 등의 금지’라는 제목으로 ①동성동본인 혈족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 ②남계 혈족의 배우자, 부의 혈족 및 기타 8촌 이내 인척이거나 이러한 인척이었던 자 사이는 혼인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죠. 헌법재판소가 동성동본인 혈족 사이의 혼인을 금지하는 규정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고, 이에 민법 규정이 개정된 것입니다.

그런데 형부와 처제는 민법 제809조 제2항에서 정하는 배우자의 6촌 이내의 혈족(배우자의 동생으로 2촌) 또는 6촌 이내의 혈족(2촌인 언니)의 배우자에 해당합니다. 민법상 혼인이 금지되는 관계입니다.

하지만 민법이 혼인하지 못한다고 정하였다고 그 혼인이 법률상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이 무효인 경우에 관해 민법 제815조는 ①당사자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 ②혼인이 제809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때 ③당사자간에 직계인척관계가 있거나 있었던 때 ④당사자간에 양부모계의 직계혈족 관계가 있었던 때를 정하고 있고, 제809조 제2항과 3항의 경우에는 취소할 수 있는 혼인으로 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816조).

원칙적으로 혼인하지 못하는 관계이지만 혼인 신고가 되었다면 취소되지 않는 이상 유효한 혼인이고, 만약 사실혼 관계라면 사실혼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 Unsplash]

원칙적으로 혼인하지 못하는 관계이지만 혼인 신고가 되었다면 취소되지 않는 이상 유효한 혼인이고, 만약 사실혼 관계라면 사실혼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 Unsplash]

대법원은 형부와 처제와의 혼인에 관해 "형부와 처제의 혼인은 구관습법상으로 금지되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1960년 시행의 원시 민법 아래에서도 관련 규정상 그 혼인이 금지되는지 여부 및 금지되는 경우 그 혼인이 무효인지 취소 사유인지에 관해 견해의 대립이 있었고, 유력한 학설은 오히려 그 혼인이 애초 금지되지 아니한다"는 견해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1990년 1월 13일 법률 제4199호로 개정된 민법이 친족의 범위에 관한 제777조를 개정해 처족·인척의 범위를 ‘처의 부모’에서 ‘4촌 이내’로 확대하면서 근친혼의 제한 및 혼인무효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둔 결과 형부와 처제 사이의 혼인이 금지되고, 또한 무효인 혼인에 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개정 결과에 대해 입법론적으로 부당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고, 결국 2005년 3월 31일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된 민법의 ‘근친혼의 제한, 혼인 무효 및 혼인 취소의 사유에 관한 규정’을 개정한 결과 형부와 처제 사이의 혼인은 금지되지만 그 위반의 효과는 그 혼인을 취소할 수 있는 데에 그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대법원 2010년 11월 25일 선고 2010두14091 판결).

이 내용이 형부와 처제가 혼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답이라고 하겠습니다. 즉 원칙적으로 혼인하지 못하는 관계이지만 혼인 신고가 되었다면 취소되지 않는 이상 유효한 혼인이고, 만약 사실혼 관계라면 사실혼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모비온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