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첫 투잡 퍼스트레이디…WP “질 바이든이 새 역사 쓸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어? 우리 교수님이 왜 텔레비전에 나오지? 게다가 (미셸) 오바마 옆에 앉아 있네?”

“평생 교육자로 살아” 교수직 유지 #전통적 ‘엄마·아내’ 역할 변화 예고

스웨덴에서 미국 노던버지니아칼리지(NOVA)로 유학 온 미카엘라 스택은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생방송을 보다 이렇게 중얼거렸다. 스택의 교수는 질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부인이었지만 학교에선 전혀 티를 내지 않았기에 몰랐다고 한다. 스택은 당시 “오 마이 갓, 교수님이 미국의 세컨드레이디라니”라고 외쳤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바이든 여사가 그만큼 신분 노출을 꺼렸다는 방증이다. 그녀는 세컨드레이디에서 20일 퍼스트레이디가 됐지만 "평생을 교육자로 살았다”며 교수직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투잡’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남편에게 그녀는 든든한 반려자다. 바이든 대통령은 때때로 자신을 “질 바이든의 남편”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부인이 더 훌륭하다고 말한다.

관련기사

바이든 대통령은 첫 부인 닐리아를 1972년 교통사고로 잃었다. 교육자였던 닐리아는 당시 서른이었다. 갓난아기였던 딸 나오미도 즉사했다. 동승했던 아들 보와 헌터는 살아남았지만, 보는 2015년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사망했다. 굴곡진 가족사를 보듬어 준 게 바이든 여사였다. 둘은 1977년 결혼했다. 둘 다 재혼이다. AP통신은 “질 바이든의 유머감각이 조 바이든에게 큰 힘이 됐다는 게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이들의 전언”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여사에 대해 뉴욕타임스(NYT)·WP 등은 ‘바이든 박사(Dr. Biden)’라는 호칭을 쓴다. 바이든 여사는 델라웨어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WP는 “지난 퍼스트레이디들은 ‘엄마와 아내’라는 역할을 강조했지만, 바이든 여사는 퍼스트레이디의 새 역사를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