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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초 화이자 5만명분 온다"···영하70도 냉동고 100대 확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내달 초 국내에 처음 들어올 코로나19 백신은 다국가 백신 공급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공급받는 화이자 백신으로 확인됐다. 당초 첫 백신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내달 말 도입될 거로 예상됐는데, 이보다 이른 시점에 다른 백신이 먼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20일 "2월 초 받겠냐는 연락 와 받겠다고 답변"

20일 방역당국 관계자는 “내달 초 코백스 퍼실리티와 계약한 1000만명 중 먼저 도착할 5만명분은 화이자 백신”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같은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 총리는 “(코백스로부터) 2월 초에 받겠냐는 연락이 와 받겠다고 답변하고 지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코백스를 통해 1000만 명분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지만 그간 구체적인 도입 시기, 백신 종류는 확인되지 않았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의 일러스트. AFP=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의 일러스트. AFP=연합뉴스

정 총리는 “양이 많지는 않다”면서 “10만 도즈, 5만명분이며 그것도 확정된 것은 아니고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2월 초·중순에 최초 접종이 시작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게 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1차 접종 대상은 의료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백스(퍼실리티) 물량이 가장 먼저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2월부터 접종을 시작해 대체로 9월까지는 접종이 필요한 국민의 1차 접종을 다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예상보다 빨리 백신이 들어올 가능성에 대비해 접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혜경 질병관리청 백신수급과장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2월 초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상황이라 도입됐을 때 바로 접종할 수 있게 관련 제반 사항 신속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화이자 백신 공급 시기가 2월 초로 확정된 건 아니다. 코백스 측은 1월 말께 국가별 구체적인 물량 등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이자 백신에 대해 사전 검토 작업 중이다. 보통 빠른 허가 심사에 60일 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특례 승인 제도 등을 활용하면 백신이 들어오자마자 빠르게 접종에 들어갈 수 있다. 의약품 특례수입 제도는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관계 부처장의 요청에 따라 식약처장이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수입자를 통해 수입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6월 길리어드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이 제도를 통해 국내에 빠르게 도입됐다. 화이자 백신은 이미 미 FDA와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상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백신 도입 시기만 확정되면 승인이나 유통, 접종은 문제 없다. 들어오자마자 접종도 가능할만큼 준비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백신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는 그래픽 이미지. 김영희 기자

국내 백신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는 그래픽 이미지. 김영희 기자

화이자 백신을 들여와 전국에서 접종하려면 영하 70도의 초저온 냉동이 가능한 특수 유통망이 깔려야 한다. 당국은 별도의 접종센터를 마련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초저온 유통이 가능한 업체와의 계약이 임박한 상태다. 접종센터에 초저온 냉동고를 배치할 수 있도록 국산 제품 100대를 이미 확보했다. 1월 말이면 접종센터에 배치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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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명분의 화이자 초도 물량은 정 총리가 밝힌 대로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최일선 의료진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당초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56만 6000여명을 최우선 접종대상으로 꼽았다. 하지만 물량이 적다 보니 이들 중 일부에게 맞추기보다는 의료진부터 맞추는 게 낫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내 첫 백신 접종자는 의료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욱·황수연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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