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재판서 뜬금없이 '정인이' 꺼낸 공범 "나도 분노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1.01.20 17:11

업데이트 2021.01.20 17:21

약 1억800만원의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에게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조씨는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혐의 등으로 이미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검찰, 징역 40년 조주빈에 ‘범죄수익은닉’15년 추가 구형

징역 40년 조주빈, 15년 더 구형받았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 뉴스1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현우)는 20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주빈과 ‘도널드푸틴’ 강모(25)씨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조주빈은 박사방 조직을 만들었고, 다수 피해자에 대한 성착취 범행으로 벌써 중형을 선고받았다”며 “범행이 방대해 새로운 피해가 발견됐고, 이미 선고받은 사건 피해자도 자신의 피해가 다 구제되지 않았다고 호소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또 위치추적장치 부착 15년, 피해자 접근금지, 유치원ㆍ초중고 접근금지, 취업제한 등 명령을 요청했다.

최후진술서 “다 내 탓, 피해자에 죄송”

함께 기소된 강씨에 대해 검찰은 “조주빈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지시에 따라 피해자를 유인하는 광고를 게시했다. 성착취물 제작으로 인한 범죄수익을 은닉해 가중 처벌해야 한다”며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조씨는 최후진술 기회가 주어지자 “사건이 벌어지게 된 모든 계기나 원인이 제게 있어 탓할 것도 없다”면서 “제가 어떤 상황을 맞이한다 해도 피해자들에게는 저의 상황과 별개로 미안한 감정이 변치 않을 것이다. 죄송하다”고 짧게 밝혔다. 조씨의 변호인은 “조주빈은 대부분 범행을 자백하고 자신의 범죄를 뉘우치고 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공범, 정인이 언급하며 “분노한다”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한 시민이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 양을 추모하며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연합뉴스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한 시민이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 양을 추모하며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연합뉴스

반면 강씨는 미리 준비해온 A4용지에 적힌 글을 읽어나갔다. 그는 최근 아동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언급, “타인의 사건을 이용해 이익을 취할 생각은 없지만 분노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불신이 쏟아지고 국회에서는 민생을 대변하기보다 소신 없이 당의 이익과 표만 의식하는 현 체제”라며 비판했다.

특히 그는 온라인에서 벌어진 ‘정인아 미안해’ 해시태그 운동에 대해 “내가 아동학대를 신경쓰는 ‘깨시민’이라고 하는 것밖에 안 된다”며 “(이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아동학대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고 했다.

강씨는 최근 AI 로봇 ‘이루다’에 대한 성희롱 논란도 언급하며 “박사방 사건 1심이 나왔는데도 이루다에 대한 음담패설이 즐비하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정인이 사건이나 박사방 사건이나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범행할 때 형벌의 수위가 얼마나 높은지는 인식이 없다”며 “평소에 성인지 감수성을 가진 어른들이 얼마나 많아지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성착취' 본 재판은 2심 진행중

녹색 수의를 입고 담담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던 조씨는 재판이 끝난 뒤 가족과 포옹을 하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조씨 등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4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조씨는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박사방 범죄수익을 가상화폐로 지급받아 환전하는 방법으로 53회에 걸쳐 약 1억800만원의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그 중 8회, 약 350만원을 환전해 조주빈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기존 피해자들 외에 또 다른 성착취물을 유포한 혐의 등도 추가됐다.

그는 앞서 미성년자 8명에 대한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ㆍ유포하고 범죄 집단을 조직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강씨는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도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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