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부구치소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은 구치소 직원과 신규 입소자를 통한 각기 다른 2개의 유행에 따른 것으로 당국 조사에서 확인됐다.
2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 같은 내용의 서울 동부구치소 내 코로나19 집단발생 역학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이달 초 방대본은 법무부와 합동 조사단을 꾸려 역학조사를 벌여왔다.
역학조사 중간 결과서 "1차 직원, 2차 입소자 중심 유행" #20일까지 확진자 1203명, 수용자 43% 감염
조사 결과 당국은 구치소 내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두 개로 확인했다. 우선 지난해 11월 28일 ‘구치소 직원’이 환자로 처음 확인된 이후 12월 초까지 직원 중심으로 한 1차 유행이 있었다. 이후 ‘무증상 신규 입소자’를 통한 유입으로 추정되는 수용자 중심의 2차 유행이 있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1·2차 유행 간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20일 브리핑에서 “1·2차 유행 간 역학적으로 접점이 관찰되지 않았고, 바이러스의 유전적 유사성이 낮았다”며 “또 1차 유행 이후 수용자 600명을 대상으로 검사했지만 최초 환자 외 추가 환자가 없었다. 이런 점 등을 근거로 두 번의 유행이 있었지만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고 경로가 다르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2차 신규 입소자가 많은 구치소 8층과 미결수용자의 발병률이 높았고 신규 입소자와 추가 확진자 간 바이러스 유전성이 높았다는 점도 2차 유행이 수용자 중심으로 추가 전파됐다고 판단한 근거가 됐다.
방역당국은 구치소 내 코로나 확산 요인으로 ▶과밀 수용환경 ▶공동생활 ▶법원 출정과 변호사 접견 등 (외부환경과) 접점이 많은 미결수용자 중심의 특성 등을 꼽았다.
지난해 11월 첫 환자 발생 후 이날까지 구치소 내 확진자는 모두 1203명(사망 2명)으로 집계됐다. 구치소 직원의 가족 등을 합하면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진다.
누적 발병률을 보면 직원은 4.9%(552명 중 27명 확진), 수용자는 42.9%(2738명 중 1176명 확진)로 나타났다.
박영준 팀장은 “총 10차례 전수조사를 통해 1만5000여건의 검사가 시행됐고, 지금은 거의 진정세에 접어든 양상”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