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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 10명 백신 공개 접종…국민 안심 위해 팔뚝 걷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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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돌입 한달여…4400만회 넘겨 #접종 독려 위해 국왕, 고위 관료도 동참 #체코 총리 접종뒤 "아무것도 걱정 마라"

블룸버그가 18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집계한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 횟수다. 코로나19를 향한 '인류의 반격'이 시작된 지 한 달여가 지난 시점에서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영국을 시작으로 백신 접종에 들어간 나라는 50개국을 넘어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1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1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4000만명이 넘는 접종자 중 세계 정상급은 확인된 사람만 10명이다. 모두 공개 접종에 나선 이들이다.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79) 미국 대통령 당선인, 베냐민 네타냐후(72) 이스라엘 총리, 리셴룽(69) 싱가포르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7) 터키 대통령, 안드레이 바비스(67) 체코 총리, 클라우스 요하니스(62) 루마니아 대통령, 조코 위도도(60) 인도네시아 대통령,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53) 그리스 총리, 바시르 알하사우네(52) 요르단 총리, 알파 콩데(83) 기니 대통령이 백신을 공개적으로 맞았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9일 두 번째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9일 두 번째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지난 8일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지난 8일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각국에서 '1호 접종'에 나선 정상들도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민 대상 접종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 이스라엘에서 화이자 백신을 가장 처음으로 맞았다. 접종 속도를 높여 빠르게 집단 면역에 도달하려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바비스 체코 총리 지난달 27일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EPA=연합뉴스]

바비스 체코 총리 지난달 27일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EPA=연합뉴스]

앞서 이스라엘 국민 3분의 1이 접종을 꺼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네타냐후 총리는 "모범을 보여 접종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하겠다"며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접종 뒤 그는 1969년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했을 때 했던 말에 빗대 "개인에게는 작은 주사 한 방이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큰 한 걸음"이라며 국민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현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현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덕분인지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률은 독보적인 1위다. 아워 월드 인 데이터의 집계로 18일 기준 이스라엘은 인구대비 백신 접종률은 29.43%에 달한다. 3월 말까지 전 국민에게 백신 접종이 이뤄질 전망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총리의 공개 접종이 국민의 접종을 장려하는 데 주효했다고 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9일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쳤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리더가 백신을 솔선수범해 맞는 사진 한장의 파급력은 크다.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접종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13일 시노백 백신을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13일 시노백 백신을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13일 중국 시노백 백신을 가장 먼저 접종받는 모습을 유튜브에 생중계했다. 이 생중계 영상에는 6만명 넘게 접속했고, 채팅창엔 "멋지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조코위 대통령은 "내가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첫 번째 사람이 되겠다. 이를 통해 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8일 직접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백신은 고통이 없고, 효과적이며 중요하다"고 국민을 안심시켰다. 이어 "백신은 우리를,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더 안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권유했다.

싱가포르 당국 조사에선 거주자의 약 60%만이 백신 접종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리 총리는 지난달 14일 "나와 다른 정부 관료들은 의료진과 노인, 취약계층에 이어 조기에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며 "특히 나 같은 노인들에게 우리가 백신이 안전하다고 믿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18일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받고 있다.[AFP=연합뉴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18일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받고 있다.[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지난달 21일 화이자 백신을 '라이브 접종'했다. 그는 생중계된 접종 직후 "걱정할 것 없다. 나는 두 번째 주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아내 질 바이든 여사도 이날 백신을 맞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1일 두 번째 백신 접종도 마쳤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바이든 당선인과 시차를 두고 접종하라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지난달 29일 백신을 맞았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도 백신을 맞았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14일 시노백 백신을 접종하는 장면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했다.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 장관도 이날 "고위 관리가 모범을 보이겠다"며 백신을 맞았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14일 시노백 백신을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14일 시노백 백신을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달 19일 화이자 백신 공개 접종 뒤 지난 18일 2차 접종도 받았다. 바비스 체코 총리 지난달 27일 화이자 백신 접종 장면을 생중계한 뒤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백신은 우리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라고 말했다.

알하사우네 요르단 총리는 지난 10일 정부 각료들과 함께 중국 시노팜 백신을,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지난 15일 화이자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아프리카 기니의 콩데 대통령은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 백신을 15일 맞았다. 기니의 정부 관료들도 접종에 동참했다.

엘리자베스 2세(95) 영국 여왕과 남편 필립공(100)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고 버킹엄 궁이 지난 9일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86)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6)도 최근 화이자 백신을 공개적으로 맞았다.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71) 바레인 국왕도 지난달 16일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고 걸프뉴스 등이 전했다. 프란치스코(85) 교황도 지난 13일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지난 15일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지난 15일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정부는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 절반 이상은 "상황을 지켜보다가 맞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과 여론조사 기관 케이스탯리서치는 지난 8~10일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기'와 관련 "지켜보다 맞겠다"는 의견이 67.7%로 "빨리 맞겠다"(28.6%)고 답한 이들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문재인(68)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백신 접종에 차질이 없다면, 대통령·일반공무원은 굳이 접종 우선순위가 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선순위부터 먼저 접종하고, 나중에 일반 국민과 함께 접종하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만약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아주 높아져 기피하는 상황이 되고, 솔선수범이 필요하다면 그것(1호 접종)도 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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