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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 한국 시장도 접수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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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3억2000만명이 사용하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사진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3억2000만명이 사용하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사진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가 최근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스포티파이는 3억2000만 명의 이용자를 모은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매주 개인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주는 ‘디스커버 위클리’가 강점이다. 하지만 음원 추천만 잘해서 뜬 건 아니다. 최근의 가파른 성장세는 오디오 콘텐트 시장 또 다른 축, 팟캐스트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 190만 개 이상을 서비스하는 콘텐트 강자이기도 하다. 차트와 아이돌 팬덤 위주로 성장해온 국내 시장이 글로벌 ‘메기’의 등장으로 어떻게 변할까.

세계 3억명 사용하는 음원 플랫폼 #올 상반기 국내 서비스 출시 예정 #성공 가능성에 전문가 전망 갈려 #관건은 음원확보, 오리지널 콘텐트

1 무슨 일일까

3억 명이 쓰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올해 상반기 중 한국에서 서비스를 런칭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카카오(멜론)·KT(지니뮤직)·SK텔레콤(플로)이 80% 이상 점유해 온 국내 음악 스트리밍 시장은 스포티파이 진출 소식에 긴장한 모습이다. 수년 전부터 유튜브뮤직(미국), 스토리텔(스웨덴), 스포티파이(스웨덴) 등 글로벌 서비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 음악 시장 규모는 미국·일본·영국 등에 이어 세계 6위다. 글로벌 서비스도 ‘K오디오 콘텐트’를 탐낸다.

2 스포티파이는 어떤 회사인가

스포티파이는 어떤회사

스포티파이는 어떤회사

스포티파이는 2006년 스웨덴에서 창업해 유럽에서 사업하다가, 2011년 애플 아이튠즈가 꽉 잡고 있던 미국 시장에 진출해 돌풍을 일으켰다. 현재 92개국 3억2000만 명이 가입해 1억4400만 명이 돈 내고 쓴다. 비결은 강력한 음악 추천 기능이다. 6000만 곡 이상의 노래와 40억 개 이상의 재생 목록, 190만 개의 팟캐스트를 보유했다. 매주 월요일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재생목록을 만들어주는 ‘디스커버 위클리’는 스포티파이 이용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기능 중 하나. 2015년 서비스가 나온 후 누적 이용시간은 23억 시간이 넘는다. 스포티파이는 인디 뮤지션·신인 가수 음악을 적극 발굴, 유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스포티파이 내 기능인 ‘레이더’(RADAR)가 대표적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레이더 코리아’도 만들어 트레저·알렉사·비비 등 한국 신인 가수들을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알렸다.

3 한국 오디오 시장은 어떻게

‘음원+α’라는 트렌드가 국내 시장에도 밀려온다. 기존 음원 강자 지위가 흔들리고 업계 합종연횡이 계속되는 중에, 기술을 지닌 IT플랫폼과 콘텐트를 가진 출판업계도 오디오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멜론의 음원시장 점유율 40%가 깨졌다(닐슨코리안클릭 조사 : 멜론 34.1%, 지니 23.1%, 플로 16.2%, 유튜브 14.4%). 주인이 바뀌어도(SKT→SK플래닛→사모펀드→카카오) 견고했던 멜론의 아성이 흔들린다. 2017~2018년 벌어진 업계 변동의 결과물이다. 네이버 뮤직은 CJ엠넷과 협력을 끊고 YG와 손잡았고, KT 자회사인 지니뮤직에는 LG유플러스·CJ ENM이 투자했으며, SKT는 멜론 매각 5년 만에 새 음원 서비스 ‘플로(FLO)’를 내놓았다. 테크 기업의 무기는 AI스피커와 음성 기술이다. 네이버는 음악 서비스 ‘바이브’와 오디오 플랫폼 ‘오디오클립’, 라이브 라디오 ‘나우’를 운영하는데, 이는 AI 스피커 클로바로도 이용할 수 있다. 콘텐트·소프트웨어·기기를 모두 갖췄다.

4 격동하는 글로벌 오디오 시장

전세계 음악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전세계 음악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세계 시장에선 오디오 업체 인수전이 치열하다. 아마존이 ‘원더리’를 인수했고(팟캐스트, 4400억원), 애플이 스카우트FM을 사들였다. “목표는 세계 최고의 오디오 플랫폼이다. 스포티파이로 듣는 5개 중 1개는 ‘비(非)음악’ 콘텐트가 될 것이다.” 2019년 2월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CEO가 김릿(Gimlet)과 앵커(Anchor)라는 팟캐스트 전문 업체를 인수하면서 밝힌 사업 목표다. 에크는 “오디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비디오 시장보다 훨씬 더 크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포테인먼트(자동차·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의 결합)’ 시장이 커지는 것도 오디오 콘텐트 시장엔 큰 호재다.

5 스포티파이, 한국에서 잘 될까

한국을 뒤흔든 넷플릭스의 길인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던 애플뮤직의 길인가. 관건은 음원 확보와 ‘오리지널 콘텐트’다. 2016년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옥자’(2017)와 ‘킹덤’(2019) 같은 오리지널 콘텐트에 힘입어 성장했다. 국내 이용자는 816만 명으로, 웨이브(370만)와 티빙(279만)을 크게 앞섰다(2020년 12월 닐슨코리안클릭). 넷플릭스는 K-콘텐트와 ‘상생’을 강조한다. 기존 방송사나 유통 플랫폼보다 제작비를 후하게 쳐줬다. 저작권을 몽땅 넘겨받는 매절계약을 주로 하면서도, 콘텐트 창작자들에게 호평받은 이유다.

반면 애플뮤직은 2016년 국내 진출했지만 별 파장을 못 일으켰다. 유튜브 뮤직도 아직은 ‘유튜브 프리미엄’ 영상의 연계품으로 인식된다. 카카오·지니뮤직 등은 ‘음원 서비스사’일 뿐 아니라 ‘음원 유통사’다. 유통사의 협조 없이 음원 서비스가 어렵다. 애플 뮤직이 그랬듯, 스포티파이의 국내 음원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선영·심서현 기자 dynamic@joongang.co.kr

이 기사는 1월 19일 발송된 팩플레터를 옮긴 것입니다. 팩플레터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테크 이슈와 정책을 입체적으로 살펴 보내드리는 미래 검증 보고서입니다. 받아보시려면 → https://url.kr/qmvP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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