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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행동이 중요한데, 한국인은 마음 따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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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마이니치신문 사와다 가쓰미 논설위원이 신간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사와다 가쓰미]

마이니치신문 사와다 가쓰미 논설위원이 신간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사와다 가쓰미]

“일본인에겐 마음이 아니라 행동이 중요하다.”

사와다 마이니치신문 논설위원 #『한국과 일본은 왜?』 한국어판 펴내 #양국 갈등 빚는 고정관념 분석

사와다 가쓰미(澤田克己) 일본 마이니치신문 논설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외무성뿐 아니라 일본의 전반적 반응은 ‘이제 와서 어쩌라는 건가’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19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회견에서 위안부 판결에 대해 “곤혹스럽다”, 강제징용 배상을 위한 일본 자산 현금화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음에도 일본 여론은 싸늘하다는 것이다. 사와다 위원은 “예전 한국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위안부 사과에 대해 한국에서 ‘진정성이 없다’고 반응하는 것과 비슷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사와다 위원이 한국어로도 번역된 『한국과 일본은 왜?』(책과함께)를 최근 펴냈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서로를 평가하고 있기에 여러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통시적 분석이 핵심이다. 그는 마이니치신문 서울특파원을 2번(1999~2003년, 2011~2015년) 지냈고,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듯하면서 다르다.
“일본인에겐 마음이 아니라 행동이 중요하다. 정치인을 포함해 일본인은 마음속으론 정말 하기 싫어도 일단 (사과와 같은) 어떤 행동을 했다고 하면 그 마음에 대해선 더는 안 따진다. 한국은 다르다. 한국은 진정성을 중시하고, 마음과 감정이 중요하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도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의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과 북한을 의식했다는 분석은 자연스럽다. 이에 대해 순진(甘い)하다, 지나치게 낙관적 아니냐는 비판은 물론 나올 수 있지만 그런 계산이 있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모든 의도가 순수할 필요는 없고, 게다가 국익을 위해서라면 계산을 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본다.”
신간에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예전의 한국을 알았다고 지금의 한국을 안다고 자신하는 일본인을 자주 본다. 그러나 한국은 199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일본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그래서 『탈일(脫日)하는 한국』이라는 책을 2006년에 냈다. 그런데 한국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서로에 대해 업데이트가 안 되어 있는 상황에서 서로를 비판하는 것이 문제다.”
한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있다.
“과거 역사를 볼 때 불매 운동은 실패했다. 이번 불매 운동에서 흥미로웠던 건 중간에 ‘노 재팬’이 아니라 ‘노 아베’로 가자는 목소리가 나왔던 거다. 그런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강제 징용과 무관한 기업을 포함해 일본에 관광을 가는 것조차 터부시되는 것은 과도하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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