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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美의사장 난입자들 얼굴…수영 금메달리스트도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초유의 미국 의회 난입 사건 참가자들의 신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의 선거 사기 주장에 동조해 의사당으로 밀고 들어 간 이들 중에는 극우 단체의 유명 활동가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정치와 관련 없는 삶을 살던 ‘필부필부'(匹夫匹婦‧평범한 사람들)들이다. 취임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계영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클레트 켈러가 환호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지난 6일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모습(오른쪽). 트위터 캡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계영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클레트 켈러가 환호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지난 6일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모습(오른쪽). 트위터 캡처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6일(현지시간) 벌어진 의사당 침입 당시 영상, SNS 등을 기반으로 100여명을 체포하고 200명 이상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AP통신은 학생, 군인, 전직 공무원, 현직 경찰‧소방관 등의 체포 소식을 잇달아 전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노트북을 훔쳐 간 것으로 추정되는 간호사 출신의 22세의 여성도 붙잡혔다.

게 중에는 일부 이름이 알려진 이들도 포함됐다. 난입 당시 로툰다홀에서 진압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속 미 올림픽 대표팀 재킷을 입은 키 큰 남성이 눈에 띄었다. 수영전문 매체 스윔스왬은 13일 이 남성이 세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포함해 다섯 개의 메달을 획득한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클리트 켈러(39)라고 지목했다. 사실이 알려진 뒤 미국 내에선 올림픽 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외신들은 그가 뒤늦게 대학 시절 은사 등에 울먹이며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켈러는 공무집행 방해 등 3가지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된 후 근무하던 회사에서도 해고당했다.

또 19일 USA투데이는 미 헤비메탈 그룹 아이스드 어스(Iced Earth)의 기타리스트 존 라이언 섀퍼(52)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미 국회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이날 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인단 투표 확인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 수천 명이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모였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미 국회의사당 서쪽 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이날 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인단 투표 확인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 수천 명이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모였다. [AP=뉴시스]

이런 참가자들의 면면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오차 범위 ± 3.5%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31%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에 근거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의 미래를 위해 옳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확신하느냐’는 질문에는 절반인 50%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처럼 미국 사회가 유달리 분열된 상황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 취임 일성으로 '미국민의 통합'을 강조할 예정이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는 17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의 메시지는 통합, 국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그리고 일이 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 지명자도 “취임식은 미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시각적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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